구미시 아동센터 '지문인식기로 출석 확인' 추진…인권 논란

입력 2018-12-06 17:38
수정 2018-12-06 19:16
구미시 아동센터 '지문인식기로 출석 확인' 추진…인권 논란

시민단체 "아동 이익·사생활 보장 위반" 철회 촉구



(구미=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경북 구미시가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들의 출석을 확인하기 위해 지문인식기를 도입하려 하자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6일 구미시에 따르면 49개 지역아동센터 아동 1천500여명의 지문정보를 등록한 뒤 출석을 확인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시는 지문인식기 설치관리비 명목으로 내년도 예산에 5천300만원을 편성했다. 이 예산은 구미시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넘어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1년 학교 출석확인을 위한 지문인식기 도입이 인권침해 요소가 있다고 지적하고 교육기관에 도입하지 않도록 권고한 바 있다.

구미YMCA, 참교육학부모회 구미지회, 구미참여연대 등 7개 시민단체와 정당은 성명을 내고 "아동 지문을 저장해 출결석을 확인하는 것은 심각한 인권침해를 가져올 중대 사안인데도 구미시가 이를 인식하지 못한 채 추진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동과 보호자의 의견수렴 절차도 없이 추진했다"며 "아동 인권을 제대로 인식하고 지문인식기 도입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최현욱 구미YMCA 부장은 "아동 친화도시를 표방하는 구미시가 아동인권을 침해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유엔아동권리협약에 규정한 아동 이익 최우선 원칙과 사생활권 보장 원칙에 위반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지역아동센터에서 지문인식기를 이용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김천시가 유일하게 지난해 지문인식기를 도입했다가 반발을 커지자 설치만 해둔 채 사용하지 않고 있다.

김귀숙 구미시 드림스타트 계장은 "아동과 근무자 관리와 투명성 확보를 위해 지문인식기를 도입하려는 것"이라며 "인권침해 지적에 따라 여러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아동센터는 19세 이하 초·중·고교생이 방과 후에 무료 급식과 교육서비스를 받는 곳으로, 주로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아동들이 이용하고 있다.

par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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