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3억원들인 속초항 국제크루즈터미널 1년 넘게 '텅텅'

입력 2018-12-07 08:00
수정 2018-12-07 08:28
373억원들인 속초항 국제크루즈터미널 1년 넘게 '텅텅'

"북방항로 끊기고 크루즈 사업은 부진"…속초항 침체 장기화로 '애물단지' 전락

(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북방항로 운항중단 장기화와 크루즈 사업 부진 등으로 강원 속초항이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7일 속초시에 따르면 속초∼자루비노∼훈춘 구간 북방항로 선박 운항 재개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자치단체의 보조금 지원 없이는 선박 운항이 불가능할 정도로 사업성이 불확실한 데다가 항로에 관여하는 한국과 러시아, 중국 등 3개국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사업자가 손을 뗀 북방항로는 1년이 넘도록 새로운 사업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속초∼러시아 자루비노∼중국 훈춘을 연결하는 북방항로는 지난 2000년 4월 동춘항운이 1만2천t급 여객선을 투입해 운항을 시작하며 개설됐다.

그러나 2010년 10월 경영악화로 선박 운항이 중단되고 나서 대아항운과 스웨덴의 스테나라인이 참여한 합작법인 스테나대아라인이 2013년 3월 선박 운항을 재개했으나 적자누적과 승객감소 등으로 2014년 6월 또다시 중단됐다.

이후 DBS크루즈가 여객선 운항 재개를 추진했으나 여객선도 확보하지 못한 채 2015년 8월 사업에서 손을 떼고 새로운 사업자가 배턴을 넘겨받았으나 이 역시 지난해 9월 사업을 포기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부진한 크루즈 사업도 한몫하고 있다.

강원도와 속초시는 속초항 활성화를 위해 크루즈 유치에 집중하고 있으나 기대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속초항 크루즈 입항 횟수는 모두 16회로, 지난해만 11회에 달했을 뿐 올해는 지금까지 고작 3회에 머무르고 있다.

올해도 3회 가운데 1회는 태풍 때문에 피항한 것이어서 정식으로 입항한 크루즈는 2회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국비 373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9월 속초항에 신축한 국제크루즈터미널은 지금까지 3회 이용에 그치는 등 예산 낭비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속초항이 이처럼 부진을 면치 못하자 출입항 선박과 물동량도 갈수록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해지방해양수산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속초항 입출항 선박은 130척으로 지난해 말 221척에 비해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속초항 출입항 선박은 2008년 526척, 2009년 602척이던 것이 2011년에는 155척으로 감소했으며 2013년 243척으로 다소 증가하는 듯했으나 2016년에는 144척으로 곤두박질쳤다.

물동량도 2008년 28만3천t에서 2009년 12만1천t, 2010년 7만4천t, 2011년 2만3천t으로 감소했으며 2012년 3만6천t, 2013년 7만8천t으로 증가하는가 싶더니 2015년에는 8천t까지 다시 감소했다.

다행히도 지난해는 7만3천t까지 늘었으나 올해는 9월 말 현재 4만7천t에 머물고 있어 지난해 대비 감소가 예상된다.

mom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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