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이웃들 곁으로 돌아온 부시…시민들 추모행렬
운구행렬에 시민들 국기 흔들고 거수경례하며 고인 기려
평소 다녔던 교회서 6일 오전 추모행사 후 바버라 여사 곁 영면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별세한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마지막 워싱턴 여행'을 마치고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자 퇴임 이후 25년을 보낸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돌아왔다.
워싱턴DC에서 전·현직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인사들에 둘러싸여 엄숙한 장례식을 치른 부시 전 대통령은 휴스턴에서 퇴임 이후 긴 시간을 함께 보낸 이웃 시민들과 정겨운 이별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부시 전 대통령의 시신은 워싱턴DC로 갈 때와 마찬가지로 5일(현지시간) 저녁 '스페셜 에어 미션 41'로 명명된 '에어포스원' 항공편으로 휴스턴의 엘링턴 필드 기지에 돌아왔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기지에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로 군악대의 연주와 예포 발사가 이어졌다. 300여 명이 나와 부시 전 대통령의 휴스턴 귀환을 지켜봤다.
이 중에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A.J. 힌치 감독도 있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스포츠를 매우 좋아해 자주 아내인 바버라 여사와 야구장에 나타나기도 했다.
운구행렬이 시속 80㎞ 정도로 고속도로를 지나가는 동안 정차한 차량에서 국기를 흔들며 부시 전 대통령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시민들이 보였다.
15명 정도의 소방관이 2대의 소방차 위에 올라가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고 AP는 전했다.
일부 시민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의 시신은 휴스턴의 세인트 마틴 성공회 교회에 안치됐다. 부시 전 대통령 내외가 오래 다닌 교회로, 지난 4월 바버라 여사의 장례식도 이 교회에서 치러졌다.
교회 앞에는 부시 전 대통령에게 작별인사를 하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섰다. 시민들은 부시 전 대통령의 관 앞을 천천히 지나가며 1993년 퇴임 이후 줄곧 휴스턴에서 살아온 '이웃'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6일 오전 10시부터는 1천200명 정도가 참석한 가운데 추모행사가 열린다. 부시 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부시 내각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제임스 베이커가 조사(弔詞)를 한다.
부시 전 대통령의 손자인 조지 P. 부시도 할아버지를 기리며 조사를 할 예정이다. 그는 주 정부 소유의 토지와 석유 등 광물자원을 관리하는 텍사스주 랜드 커미셔너로 정치적 야망이 큰 인물로 알려졌다.
교회에서의 추모행사가 끝나면 부시 전 대통령은 텍사스주 컬리지 스테이션에 있는 '조지 H.W. 부시 대통령 도서관·기념관' 부지에 안장된다. 바버라 여사와 세 살에 세상을 떠난 딸 로빈 곁이다.
고인의 마지막 길은 철도회사 유니언 퍼시픽이 2005년 부시 전 대통령을 위해 만든 '4141호' 기관차가 배웅한다. 이 기관차는 부시 전 대통령이 재직할 때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과 같은 푸른색으로 도색됐다. '4141'은 41대 대통령인 그를 위해 붙여졌다.
텍사스주는 부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그는 매사추세츠주에서 태어났지만 1967년 텍사스주 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해 대통령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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