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부부 '그림의 떡' 국공립유치원, '양과 질' 함께 손본다

입력 2018-12-06 11:00
수정 2018-12-06 12:25
맞벌이부부 '그림의 떡' 국공립유치원, '양과 질' 함께 손본다

취원율 낮은 지역 중심으로 확대…통학버스·방학 등 불편사항 개선

(세종=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교육부가 6일 국공립유치원 신·증설 계획과 서비스 개선방안을 함께 내놓은 것은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유치원에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를 늘리기 위해서다.

그간 국공립유치원은 사립유치원이 별로 없는 농어촌을 중심으로 확대된 데다 방학이 길고 하원 시각도 이르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 때문에 도심지역 맞벌이 부부는 높은 입학 경쟁률을 뚫어도 아이를 국공립유치원에 보내는 게 쉽지 않았는데 이런 불편함을 줄여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 지역간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격차 줄어들까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은 원아 수 기준으로 평균 25.5%다.

하지만 지역별로는 차이가 크다. 특별시·광역시보다는 도 단위 지역의 취원율이 높다.

서울지역의 국공립 취원율은 18.0%이고, 광주는 18.3%, 대구는 17.5% 대전은 18.8%다. 부산지역은 전국 평균보다 10%포인트가량 낮은 15.8%다.

인천(23.6%)과 울산(21.0%)은 취원율이 20%를 웃돌지만 전국 평균에 못 미친다.

이에 비해 전남(52.2%)과 제주(49.2%)의 국공립 취원율은 이미 정부 목표치인 40%를 넘겼고, 강원(37.9%)과 전북(32.6%)지역 취원율도 전국 평균 이상이다.

정부가 최근 수년간 유아교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국공립유치원을 늘리고 있지만 사립유치원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주로 농어촌이나 개발이 막 시작된 신도시 위주로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취원율이 낮은 지역부터 우선 국공립유치원 신·증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서울에는 내년 3월에 66학급, 9월에 84학급 등 모두 150개 학급이 문을 연다.

전국 유치원의 4분의 1가량이 몰려 있는 경기지역에도 내년 한 해 240학급을 신설한다.

부산(51학급)·대구(53학급)·인천(55학급) 등에도 50학급 이상을 늘린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취원율이 지역 평균 이상인 강남·서초지역(25.2%)은 5학급을 늘리고, 평균을 밑도는 강동·송파지역(15.4%)이나 강서·양천지역(17.1%)에는 각 23학급과 9학급을 확충하는 등 지역별 안배를 하기로 했다.

다만, 일부 농어촌 지역의 경우 취원율 자체는 높더라도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거나 집에서 돌보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해 국공립유치원을 함께 늘려가기로 했다.

교육부, 국공립유치원 1천80학급 늘린다…2만명 추가 입학 가능 / 연합뉴스 (Yonhapnews)



◇ 긴 방학·자가 통학 등 국공립 '그림의 떡' 만든 불편사항도 개선

국공립유치원 수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그간 국공립유치원을 '그림의 떡'으로 만들었던 서비스의 질도 함께 강화한다.

통상 국공립유치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2시까지만 원아들을 돌본다.

이 시간 이후 진행되는 '방과 후 과정'의 추첨에서 떨어질 경우 오후 시간 아이를 맡길 데가 없는 맞벌이가정은 난감한 상황이 된다.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은 유아 가운데 맞벌이·저소득·한부모 가정 등 늦게까지 돌봄이 필요한 경우 오후 5시까지 방과 후 과정을 통해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시·도별로 운영하는 아침(오전 7∼9시)·저녁(오후 5∼10시) 돌봄의 경우 지역별로 운영 모델을 구체화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오후 5시까지는 수요가 있는데 아침과 저녁 돌봄은 올해 4월 기준 이용률이 국공립 9.3%, 사립 7.2% 수준으로 높지 않다"며 "시·도별 여건을 파악해 지역에 맞는 운영모델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공립은 방학도 통상 4∼5주일로 사립유치원보다 길었는데 내년 여름방학부터는 돌봄이 꼭 필요한 유아가 방학 중에도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학부모의 도시락 부담을 줄이고자 유치원별 여건과 학부모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직영 또는 위탁급식도 제공한다.

통학버스도 늘려 나간다.

국회 박용진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 국공립유치원 4천747곳 가운데 17.7%인 839곳만이 통학버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특히 서울은 209곳 가운데 단 2곳, 경기는 1천158곳 가운데 53곳만이 통학버스를 두고 있어 아침에 출근해야 하는 맞벌이 부모들이 등·하원에 적지 않은 부담을 나타내 왔다.

교육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 통학권역이 넓은 농어촌 지역과 단설유치원, 사립유치원이 집단폐원·모집중지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국공립 통학차량을 확대한다.

특히 시·도별로 수요를 조사해 서울은 9월부터 통학차량 운영을 늘리는 등 지역별로 학부모 수요를 반영한 통학버스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cin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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