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외교장관회의, 이틀간 INF·아조프海사태 등 논의 후 폐막
러에 INF조약 이행·나포한 우크라 함정·승조원 즉각 송환 촉구
나토 사무총장 "INF 조약이 없는 세상에 대한 준비 시작해야"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과 북미지역 안보를 책임진 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5일 브뤼셀에서 이틀간 진행된 나토 외교장관회의를 마쳤다.
이번 회의에서 나토는 러시아의 조약 위반 및 미국의 탈퇴 의사로 파기 위기에 처한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문제를 비롯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함정 나포 사건,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나토는 이날 회의를 마친 뒤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29개 회원국 외교장관들은 이번 회의에서 러시아가 새로운 지상발사 순항미사일 시스템인 SSC-8(또는 9M729)을 개발해 배치했고, 이는 INF 위반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는 지금 INF 조약 이행으로 돌아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맞고 있다"면서 "우리도 또한 INF 조약이 없는 세상에 대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987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체결한 INF 조약은 500~5천km의 중거리 미사일을 폐기함으로써 냉전 종식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SSC-8로 불리는 순항미사일을 개발·배치해 INF 조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INF에서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나토 외교장관들은 이어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놓여 있는 조지아와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을 만나 강력한 정치적·실질적 지원을 강조했다고 나토는 전했다.
장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함정과 승조원을 나포한 아조프 해(海) 사태와 관련, 러시아에 이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나토는 또 구 소련에 속했던 조지아의 개혁에 상당한 진전이 있다고 평가하면서 조지아의 나토 가입을 위해 계속 준비해 나가기로 합의하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한 기대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토는 이라크에서 시작된 나토군의 새로운 훈련 임무를 환영하고 이 임무가 이라크군이 국가를 안정시키고 테러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와 함께 장관들은 아프가니스탄 문제와 관련, 아프간에 대한 장기적인 안보 및 안정화 지원과 함께 아프간 주도의 평화협상에 대한 지원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나토는 소개했다.
특히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아프간 탈레반에 "무기를 내려놓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것"을 촉구했다.
한편, 나토는 내년에 창설 70주년을 맞아 4월에 워싱턴에서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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