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외교·안보대표 "아조프해 사태로 EU 경제도 어려움 겪어"
"6일 밀라노서 러·우크라이나 외교장관 만나 문제 제기할 것"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아조프해(海)에서 발생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함정 나포 사건이 유럽연합(EU)의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EU 대외정책 총괄 책임자가 5일(현지시간) 밝혔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교장관회의 이틀째 회의에 참석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건 이후 (아조프 해와 흑해를 연결하는) 케르치 해협에서 EU 회원국의 선박들도 통행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 같은 언급은 아조프해 사태에 대해 EU가 앞으로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임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오는 6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OSCE(유럽안보협력기구) 장관급회의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을 만나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게리니 대표는 "우리(EU)는 아조프해 사태에 대해 매우 우려한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적) 시도뿐만 아니라 아조프해에서 EU 회원국 국적의 깃발을 단 선박들의 통행이 엄청나게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번 사태로 인해) 오늘 목격하고 있는 안보적 위협을 넘어서 우리 경제에 대한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러시아는 케르치해협을 통과하려는 우크라이나 함정 3척에 대해 '영해 침해'를 주장하며 무력을 동원해 나포했다. 당시 3척의 함정에는 모두 24명의 승조원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번 사건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계는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해 있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고 동(東)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친러시아 성향의 반군을 지원, 우크라이나 내전사태에 무력 개입한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국제사회가 러시아에 대해 나포 중인 우크라이나 함정과 승조원을 즉각 석방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승조원들에게 2개월 구금을 선고하고 모스크바에 이들을 잡아두고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이번 사태가 발생한 뒤 흑해에 나토 함정을 추가 파병할 것을 나토 측에 요구했으나 나토는 이번 사태가 악화하는 것을 우려, 즉답을 주지 않고 사태를 주시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파블로 클림킨 외교장관은 전날 나토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러시아의 안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나토 측이 포괄적인 해답을 제시할 것을 압박했다.
bing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