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휴전후 트럼프 "나는 관세맨" 강공 vs 中 "합의이행 주력"(종합)
트럼프 "진짜 합의 아니면 합의 없다"며 中 '구조변화' 촉구
中 "합의이행·90일 협상 적극 추진"…미국산 원유·대두 수입재개 추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무역 전쟁을 잠시 멈추기로 한 미국과 중국이 온도 차가 느껴지는 서로 다른 어조로 분쟁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미국이 향후 협상에서 '기술 도둑질'과 같은 중국의 불공정 관행을 구조적으로 해결하겠다며 강경노선을 내비쳤고, 중국은 정상회담 합의이행을 먼저 강조하며 무역 불균형 해소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신을 '관세맨'(Tariff Man)으로 칭하며 중국이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고율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이나 국가들이 우리나라의 막대한 부(富)를 급습해올 때 나는 그들이 그 대가를 치르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과 '진짜 합의'(Real deal)가 가능한지를 보려고 스티브 므누신 재무부 장관,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진짜 합의를 거부하거나 합의된 사안을 이행하지 않으면 자신이 '관세맨'으로 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일 아르헨티나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관세를 주고받는 싸움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당일부터 협상이 진행되는 90일 동안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내년부터 10%에서 25%로 인상하기로 한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백악관은 중국이 상당한 양의 농산물, 에너지, 공산품을 미국으로부터 사들여 양국의 무역 불균형을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른 합의 내용으로는 ▲ 중국시장에 진입하는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 지식재산권 보호 ▲ 사이버 침투와 절도 등을 개선할 구조적 변화에 대한 협상 개시도 포함됐다.
미국의 이 같은 강경한 태도는 대중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안보 보좌관의 발언으로 재확인됐다.
볼턴 보좌관은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중국의 태도에 일부 중요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도용한 상품이나 서비스의 수입을 법률로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자고 촉구했다.
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협상이 진행되는 90일 동안 강경노선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미국의 태도에 대해 중국도 어조는 달랐으나 합의에 대한 희망 섞인 기대를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며 향후 합의 내용 실행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양측 경제무역 대표단이 90일 안에 명확한 시간표와 로드맵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협상을 추진할 것"이라며 "(협상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추가관세를 보류하기로 한 미국과의 협상 기간을 90일이라고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은 정상회담 뒤 공동성명 없이 따로 결과를 발표하면서 논란이 뒤따랐다. 백악관의 발표가 구체적이었으나 중국 당국의 발표가 모호해 합의를 이룬 게 맞느냐는 지적까지 나오기도 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식재산권을 상습적으로 침해하거나 특허 출원할 때 허위 서류를 낸 기업이나 개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식재산권 절도는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무역 전쟁을 시작하게 만든 명분 가운데 하나이며 향후 주요 협상의제이기도 하다.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의 무역계열사 유니펙은 내년 3월 전에 미국산 원유의 중국 운송을 재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소식통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시한이 끝나는 3월 1일 전에 미국 석유를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 과정에서 미국산 원유의 수입을 중단한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미국산 대두(메주콩)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입을 준비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중국 관리들이 이들 상품의 수입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들 상품에 부과되는 고율 관세는 어떻게 조율될지 전해지지 않았다.
백악관이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최근 합의에는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중국의 미국산 에너지, 농산물 수입이 적시돼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이들 상품을 수입하기로 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의 발표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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