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하 한샘 회장 "매출 10조원·주가 50만원 가능하다"

입력 2018-12-06 06:02
수정 2018-12-06 07:52
최양하 한샘 회장 "매출 10조원·주가 50만원 가능하다"

외국에 없는 '리하우스패키지' 사업 본격화…내년 턴어라운드 자신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매출 10조원을 달성하면 주가 50만원도 가능합니다. 머지않아 세계 500대 기업 대열에 들어서는 게 목표입니다."

최양하(70) 한샘 대표이사 회장은 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연간 매출 10조원 달성도 멀지 않았다"라며 "영업이익률이 8∼9%만 돼도 주가는 50만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웨덴 기업 이케아가 매출 45조원을 하는데 (우리가) 못할 거 같습니까? 매출 100조원, 세계 500대 기업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샘은 작년에 처음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주가는 2002년 공모가 5천600원으로 증시에 상장해 2015년 8월 34만7천원까지 치솟았다. 전고점 수준만 회복해도 30만원은 훌쩍 넘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올해는 안팎의 악재가 한꺼번에 겹쳐 주가와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1년 전 19만원에 육박하던 주가는 최근 6만 원대로 주저앉았다.

최 회장은 "우리만 어려울 때가 힘들 때인데, 올해처럼 어려운 적이 없었다. 곧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더 내려가더라"라고 말했다.

올해 6월 턴어라운드할 것이라는 최 회장의 예측과는 달리 3분기에 바닥을 찍었다.

내년에도 시장이나 업계 상황은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내년에도 유지된다고 하면 신규 아파트 건설은 3분의 1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국계 기업이 몰려오고 유통 대기업들이 해외업체와 손잡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도 심화했다. 최 회장은 "의식주를 다루는 기업은 망하기가 쉽지 않은데 한샘의 성장세가 증명해주듯이 대기업들이 주택 분야가 돈이 될 것이라고 보는 건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성장통을 겪은 올해는 조직 내부를 다지는 기회가 됐다며 내년에 턴어라운드(실적 개선)할 것으로 자신했다.

그는 "조직 내부적으로 일하는 방식과 문화 등 잘못된 부분을 모두 뜯어고쳤다. 내년에는 변화하는 사회상에 적응하고, 돌아선 고객의 마음을 돌리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는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모두가 힘들 때 오히려 위기를 극복하면서 성장세를 보여왔다. 더구나 올해 바닥을 찍었으니, 반등 폭도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회장이 내세운 한샘의 중점 사업은 '리하우스패키지' 모델이다.

그는 "리하우스패키지 사업은 가구를 파는 게 아니라 공간을 파는 것이다. 즉 주택을 짓는데 골조와 설비만 빼고 인테리어 가구와 생활소품, 건자재까지 집 전체를 코디네이터 해주는 작업으로 세계에 없는 모델이다. 아파트 단지에 건설사의 브랜드가 붙듯이 주택 내부로 들어가면 '한샘 인사이드' 브랜드가 들어가는 것이다. 시장을 선점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10여개인 리하우스 매장을 50개로 늘릴 계획이다.

해외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미국과 일본, 중국에 나가 법인을 설립했다. 중국은 투자 대비 다소 고전했으나 시장이 크게 변하고 있어 큰 성과를 낼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우리나라 홈리모델링 시장은 지난해 19조원에서 2020년 4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중국 시장은 우리나라 시장의 20배에 달하는 700조원으로 추산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중국의 주택 건설 방식이 골조 분양에서 모델하우스 분양 식으로 바뀌고 있다. 중국 현지 업체 몇 곳이 합작 등을 제안해와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내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 알려진 최 회장은 누구보다 사람, 인재 경영을 중요시한다. 자신이 1994년부터 24년째 CEO를 맡으면서 샐러리맨 신화를 이뤘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장수 비결을 묻자 "별거 없습니다. 옛날 사람이다 보니 신입사원들에게 늘 성실하고 주인 의식을 가지라고 얘기합니다"라고 말했다.

직원이 잘돼야 회사가 잘된다는 신념도 있다. 어린 자녀를 둔 직원들이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도록 서울 상암동으로 이전하면서 본사 2층에 200평 규모, 70명 정원의 사내 어린이집을 짓게 한 것도 최 회장의 생각이었다.

최 회장은 "그냥 취직만 목표로 회사에 들어오면 본인도, 회사도 모두 손해다. 꿈과 목표를 회사에서 이루려는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리하우스 영업 직원 한 명이 한 달 인센티브로 1천700만원을 받아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굉장히 열정적인 젊은이들이 많은데, 내년에 '사내벤처'를 추진해 열정 있는 직원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indi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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