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검찰, 자국학생 고문살해 관련 의혹 이집트인 5명 수사 시작

입력 2018-12-05 04:18
伊검찰, 자국학생 고문살해 관련 의혹 이집트인 5명 수사 시작

"이집트 전 정보기관 수장 등, 납치 관여 혐의 등으로 조사"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검찰이 2016년 1월 이집트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자국 대학원생 줄리오 레제니의 죽음과 관련해 이집트 경찰과 정보요원 등 총 5명을 수사선상에 올리고, 이들에 대한 수사에 공식 착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4일(현지시간) 이들이 레제니의 납치에 관여한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당국의 이 같은 결정은 이집트 당국이 이탈리아가 공개 지목한 레제니 살해 사건의 용의자를 수사하라는 이탈리아의 요청을 이집트 당국이 거부한 후 이뤄진 것이다.

이탈리아 사법당국이 수사에 착수한 인물들은 레제니가 실종됐을 당시 이집트 정보기관의 수장이었다가 지난 해 은퇴한 타레크 사베르, 평소 레제니를 감시하는 업무의 책임자였던 이 정보기관의 팀장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던 28세의 청년 레제니는 이집트 노동연구를 위해 이집트에 거주하던 2016년 1월 25일 카이로에서 실종됐다가 9일 만에 변사체로 발견됐다.

그의 사체에서 손톱이 빠지고 뼈가 부러지는 등 심하게 고문을 당한 흔적이 발견되자, 이탈리아는 레제니가 이집트 정보기관에 의해 고문을 당했다고 보고 이집트 측과 공조해 수사를 진행해 왔다.

이탈리아는 레제니가 이집트 당국이 껄끄러워하는 노동운동 등을 연구해온 데다 이집트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언론에 기고해온 점을 들어 그의 석연치 않은 죽음의 배후에 이집트 보안 당국이 있다고 의심해 왔다.

레제니가 실종된 날은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실각으로 이어진 민중봉기 5주년이 되던 날로, 경찰이 소요 사태를 우려해 삼엄하게 경계를 서던 날이었다.

이탈리아가 레제니 사건과 관련해 이집트 정보요원들과 경찰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함으로써 양국 관계는 당분간 냉각이 불가피하게 됐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우방인 이집트와 경제, 문화, 교역 등에서 우호 관계를 유지하기 바라지만, 우리는 3년 동안 기다려 왔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레제니가 숨진 채 발견된 직후부터 이집트 측에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해 왔으나, 이집트의 협조가 지지부진하자 레제니 사망 3주기가 다가오자 독자적인 수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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