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엔진시험발사체에서 천리안2A까지 '우주 향한 큰걸음'
엔진시험발사체·차세대소형위성 성공…기상위성 천리안2A, 내일 우주로
"우주탐사 향한 발걸음에 한층 탄력 기대"
(기아나·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이주영 신선미 기자 = 5일 새벽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기상위성 천리안2A호가 발사되면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 엔진시험발사체로 시작해 차세대소형위성 1호 발사로 이어진 10여일의 한국 우주탐사 이벤트가 절정을 맞는다.
우주발사체 개발과 위성 개발·제작 능력은 우주 강국을 떠받치는 두 개의 큰 축으로, 천리안 2A호가 정지궤도에 안착해 정상 작동하는 것이 확인되면 우주탐사를 향한 우리나라의 발걸음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누리호 엔진시험발사체 발사와 차세대소형위성 발사, 천리안 2A호 발사는 애초 10월 25일에서 12월 5일까지 한달 이상 시차를 두고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예상 못한 일정 조정이 이어지면서 10여일 사이에 연속으로 진행돼 더욱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28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힘차게 솟아오른 누리호 엔진시험발사체는 아직 최종 데이터 분석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엔진 성능 검증 목표는 충분히 달성된 것으로 보인다.
엔진 시험발사체는 '누리호'에 들어갈 추력 75t급 액체엔진 1기를 단 1단형 발사체다. 길이는 25.8m, 최대지름은 2.6m, 무게는 52.1t으로 누리호의 2단부에 해당한다. 이 엔진 4개를 묶어 누리호 1단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엔진 개발은 누리호 전체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 중 하나로 꼽힌다.
엔진시험발사체는 이날 연구진이 1차 성공 조건으로 정한 연소시간 140초를 훌쩍 넘겨 151초 동안 연소하면서 최고고도 209㎞를 기록했다.
항우연 연구진은 엔진시험발사체 성능 검증을 무사히 마침으로써 2021년 2월과 10월로 예정된 누리호 시험발사까지 순항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4일 오전 미국 반덴버그(Vandenberg) 공군기지에서 발사된 차세대소형위성 1호의 정상궤도 안착은 위성 개발·제작 기술의 국산화와 자립화 기대를 한층 높여준다.
이날 오전 3시 34분께 미국 스페이스X가 사상 처음으로 3회째 재사용한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 차세대소형위성 1호는 발사 80분 뒤 북극에 있는 노르웨이 스발바르(Svalbard) 지상국과 최초 교신이 이뤄졌고, 첫 교신 후 약 100분 뒤 두 번째 교신에도 성공했다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는 이어 발사 후 6시간 31분 뒤인 이날 오전 10시 5분께 국내 지상국과의 첫 교신을 통해 위성이 고도 575㎞의 정상궤도에 진입했고, 태양전지판 전개, 배터리 전압, 내부 온도 등 위성체의 전반적인 상태도 양호하다는 것을 최종 확인했다.
100㎏급인 차세대소형위성 1호는 앞으로 약 3개월간 궤도상에서 위성체 및 탑재체의 기능시험 등 초기 운영 과정을 거친 후 내년 2월부터 정상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앞으로 약 2년간 태양폭발에 따른 우주방사선과 플라스마 상태를 측정하고, 은하 속 별들의 적외선 분광 관측 등 우주과학 연구에 활용될 영상자료를 국내 관련 기관에 제공하게 된다.
또 국내 대학·산업체가 개발한 '3차원 적층형 메모리' 등 7개 핵심기술에 대해 우주환경에서 성능을 검증하는 임무도 수행한다.
차세대소형위성 1호가 위성기술 개발과 확보를 위한 과학연구용 위성이라면 5일 새벽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천리안 2A'호는 현재의 우리나라 위성기술을 집약해 시스템과 본체 등을 독자기술로 개발한 실용 목적의 정지궤도 위성이다.
천리안2A호는 앞으로 10년간 한반도 상공 정지궤도에서 천리안 1호보다 4배 향상된 해상도의 관측능력으로 기상을 관측하며 고화질 컬러 영상을 18배 빠른 속도로 지상에 전달한다.
천리안 2A호 기상 센서의 채널 수는 16개로 1호(5개)보다 3배 이상 늘었고 16개 채널에서 관측한 데이터를 통해 태풍, 집중호우, 폭설, 안개, 황사 등 52개나 되는 기상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전체 지구를 관측하는 데 드는 시간은 3시간에서 단 '10분'으로 단축됐다.
천리안2A호는 현재 기아나 우주센터 발사대에 길이 54.8m의 거대한 '아리안-5 ECA' 발사체에 실려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발사 준비상황도 아무 이상 없이 진행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천리안 2A를 탑재한 발사체는 5일 오전 5시 40분 발사된다. 발사 11시간 23분 전인 오후 6시 17분부터 최종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4시간 38분 전부터 발사체 추진제 주입이 이뤄진다. 발사 7분 전에는 발사 시퀀스가 시작된다.
발사 33분 38초 뒤에는 위성이 발사체에서 분리되고 발사 40분 뒤에는 호주 동가라 지상국과 최초로 교신하게 된다. 교신을 통해 연구진은 천리안 2A호가 목표한 전이 궤도에 안착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한 달쯤 지나면 천리안 2A호는 고도 3만6천㎞의 궤도에 안착하게 되고, 내년 7월부터는 한반도에 기상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최재동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장은 "지금껏 외국과 공동으로 정지궤도위성을 개발해왔지만 천리안 2A호는 설계부터는 운송, 조립, 시험까지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했으며 이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발사 성공을 기원했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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