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운전자 뺑소니범 지목하고 사건폴더 욕설로 저장한 경찰
경찰, 해당 경찰관 경고하고 전보 조처
(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뺑소니 사고 처리 과정에서 엉뚱한 운전자를 추궁한 경찰이 다른 부서로 전보 조처됐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월 10일 오후 9시 35분께 경남 창원시 성산구 한 카페 주차장에서 한 운전자가 자신의 차를 다른 차가 들이받고 달아났다고 신고했다.
이 사건을 맡은 A 경위는 폐쇄회로(CC)TV에서 당시 같은 색깔과 같은 차종 두 대가 주차장을 빠져나간 것을 확인하고 첫 번째 운전자인 곽 모(50)씨를 범인으로 의심했다.
결국 경찰서로 불려가 조사받던 곽 씨는 우연히 A 경위 PC 모니터에서 자신의 사건 폴더 이름이 욕설로 저장된 것을 봤다.
곽 씨는 "졸지에 뺑소니 운전자 취급을 당해 너무 불쾌하고 기분이 나빴다"며 "나를 얼마나 무시했으면 폴더 이름에 욕설을 적어놨는지 정말 황당하다"고 성토했다.
범인으로 몰리자 억울했던 곽 씨는 직접 CCTV 영상을 분석해 자신이 아닌 다른 차가 사고를 낸 사실을 증명했다.
알고 보니 사고 당시 같은 색깔과 같은 차종 두 대가 연달아 CCTV에 찍혔는데 경찰이 이를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고 진범 대신 곽 씨를 범인으로 오인했던 것이다.
A 경위는 평소 뺑소니 사고가 잦아 불만이 쌓여 폴더를 욕설로 저장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업무상 실수를 인정하고 A 경위를 부실 수사와 불친절을 이유로 경고 조치하고 다른 부서로 전보시키고 곽 씨에게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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