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반대 이장 제거하라"…태안 이원호 태양광 설치 '잡음'
이원면 이장단협의회장, 군수 발언 인용 녹취록 공개…통화 당사자 검찰 고발
(태안=연합뉴스) 조성민 기자 = 충남 태안군 이원면 이원호 수상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두고 주민갈등이 확산하는 가운데 태안군수가 '사업 반대 측 이장들을 제거하라'고 했다는 사업 주도 측 인사의 녹취록이 나와 논란을 빚고 있다.
이원호 수상 태양광 발전시설 개발을 반대하는 손 모 이원면 이장단협의회장은 4일 "수상 태양광 발전사업을 주도한 인사가 다른 사람과 한 통화에서 '군수가 반대 측을 제거하라고 했다'는 녹취록을 입수했다"며 이에 대한 해명과 함께 당사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손 회장은 "수상 태양광 시설 설치를 추진해온 A대표와 B씨의 통화 녹취록을 보면 가세로 군수가 태양광 사업에 반대해온 저와 관련자를 제거하라고 했다는 내용이 있다"며 "가 군수는 실제로 그런 말을 했는지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녹취록 등을 첨부해 발언 당사자인 A대표를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면서 지난 8월 15일 자 A대표와 내수면어업계 관계자인 B씨의 통화내용을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A대표가 B씨에게 '군수님이 답답하니까. 이거 군수님 이런 이야기 했다는 거는 우리끼리 알고 있어야 합니다. ○○○ 하고 ○○○ 그놈들 어떻게 제거하라고, 제거하라고 표현하더라고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손 회장은 "이원간척지 내 담수호인 이원호에서 수상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 16개 마을주민의 뜻이 모이지 않자, 태안군과 산업통상자원부에 사업 불허 탄원을 제기했다"며 "이 과정에서 사업에 찬성하는 이장들이 (반대 측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는가 하면 불신임을 표하고 사의를 촉구하는 등 통화내용이 실제로 이뤄진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대표는 "함께 사업을 벌여온 B씨가 일부 이장단의 반대로 사업추진이 원활하지 않자 자꾸 해결을 독촉해 '안심하라'는 차원에서 임의로 군수가 한처럼 꾸며 말한 것"이라며 "본의 아니게 거짓으로 거론된 당사자들에게 죄송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해명했다.
가 군수는 "A대표로부터 지난 6·4 지방선거 전 서울대병원 유치 공약개발과정에서 조언을 받은 적이 있지만, 수상 태양광 사업에 개입하거나 녹취록에 있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이어 "주민소득증대 차원에서 추진해온 사업으로 아는데, 왜 나를 거론했는지 모르겠다"며 "사법당국의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검찰 측은 접수된 민원에 대해 조만간 당사자들을 불러 조사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서부발전과 이원호 내수면어업계, 일부 주민 대표 등은 지난 7월 이원호에 45MW급(서부발전)과 20MW급(주민주도사업) 등 2기의 수상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추진하기로 하고 합의서까지 체결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의 의견이 갈리면서 주민주도사업 신청을 철회함에 따라 서부발전이 추진한 사업 역시 잠정 보류된 상태다.
min36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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