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믿기지 않아요"…V리그는 '정지석 시대'

입력 2018-12-04 08:50
"저도 믿기지 않아요"…V리그는 '정지석 시대'

국내 선수 중 득점, 공격 성공률 1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정지석(23·대한항공) 시대가 활짝 열렸다.

3라운드에 돌입한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정지석이다.

정지석은 3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의 방문경기에서 60%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19점을 올렸다.

정지석 덕에 대한항공은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하며 선두 질주를 이어갔다.

개인 기록에서도 정지석은 '토종 최고'다.

3일까지 정지석은 220점을 올려 득점 부문 공동 6위에 자리했다. 토종 선수 중에서는 서재덕(한국전력)과 공동 1위다.

공격 성공률은 59.34%로 요스바니 에르난데스(59.37%, OK저축은행)에 0.03% 뒤진 2위다. 토종 선수 중에는 단연 1위다.

벌써 정지석을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꼽는 이가 많다. 정지석은 2라운드 MVP로 뽑히기도 했다.

3일 경기 뒤 만난 정지석은 "나도 믿기지 않는다. MVP 후보라는 말이 들리면 '이게 꿈인가'라는 생각까지 든다"며 "당연히 칭찬을 받으면 기분 좋다"고 웃었다.

그는 "칭찬을 들으면 더 욕심이 난다. 특히 승부처에서는 '꼭 득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때로는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의욕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심정적으로 흔들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3시즌째 대한항공에서 뛰며 정지석을 지켜본 밋차 가스파리니는 "정지석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성장했다. 아직 더 성장할 부분이 있지만, 이미 엄청난 선수가 됐다"고 엄지를 들었다.



정지석은 이번 시즌에 돌입하기 전에 한 차례 타 구단 감독들의 '애정 공세'에 시달렸다.

10월 11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남자부 감독 대부분이 '다른 팀에서 영입하고 싶은 선수'로 정지석을 꼽았다. 정지석은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우리 단장님도 보고 계시죠. 잔류 계약을 부탁한다"며 "정지석을 내보내면 우리 팀 문 닫아야 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규리그에 돌입하면서 정지석을 바라보는 타 구단 감독들의 시선이 더 뜨거워졌다. 공격과 수비를 겸비한 정지석은 20대 중반에 이미 V리그 최고 선수가 됐다.

정지석은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포지션은 다르지만, 박철우(삼성화재) 선배처럼 적극적으로 공격하고, 팀 동료도 다독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박철우는 214점, 공격 성공률 52.07%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성적만 보면 정지석이 박철우를 근소하게 앞선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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