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브렉시트 법률검토안 공개…"'안전장치' 일방적 종료 안돼"

입력 2018-12-04 03:00
英 브렉시트 법률검토안 공개…"'안전장치' 일방적 종료 안돼"

"英, 무역협정 논의 결렬시 EU 관세동맹 계속 잔류 가능성"

콕스 법무상 "'계산된 위험'…양측 모두 일시적 적용 원해"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이 브렉시트(Brexit) 후 유럽연합(EU)과 미래관계를 구축하지 못할 경우 적용하는 이른바 '안전장치'(Brexit)는 일방적으로 중단할 수 없다는 영국 정부의 법률 검토 결과가 공개됐다.

앞서 영국과 EU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내용을 브렉시트 합의안에 담았다.

3일(현지시간) 공영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이날 오후 43쪽 분량의 브렉시트 합의안 법률검토 보고서 요약본을 공개했다.

제프리 콕스 법무상은 이후 하원에 출석해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

법률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EU 탈퇴협정은 협정 종료와 관련해 별도 조항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양측 누구도 일방적으로 협정을 종료할 권리가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안전장치'는 일단 가동되면 이를 대체할 양측 간 협정이 없으면 계속 적용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안전장치'는 일시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양측 모두의 의도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아울러 내년 3월 29일 브렉시트가 단행되면 영국은 EU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제외되며, 안보와 관련된 민감한 정보에 대한 접근 역시 배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브렉시트 합의가 북아일랜드 평화협정('굿 프라이데이' 협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콕스 법무상은 "'안전장치'는 일시적이어야 하며, 이를 언제 끝낼 것인가는 정치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만약 양측 간 무역협정 논의가 결렬되면 영국이 계속해서 EU 관세동맹에 남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양측 모두의 정치적 관심이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콕스는 "이는 계산된 위험(calculated risk)"이라며 "우리가 영구적으로 (EU 관세동맹 안에) 갇힐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법률검토 보고서 요약본 공개는 야당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노동당을 비롯한 야당은 정부가 보고서 전체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정부는 이날 요약본을 내놨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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