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촌 작은 학교에 20년간 추억 선물한 사진작가

입력 2018-12-03 13:49
폐광촌 작은 학교에 20년간 추억 선물한 사진작가

졸업사진 촬영부터 앨범 제작까지…"값으로 매길 수 없는 선행"



(영월=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강원도 폐광촌 작은 학교에 20년간 졸업앨범을 선물한 사진작가가 있어 미소짓게 한다.

주인공은 안창호(60·충북 제천)씨다.

지금까지 앨범 제작에 들어간 돈이 1억원이 넘고 촬영부터 편집, 제작까지 값으로 매길 수 없는 정성으로 작은 학교에 끊임없이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1999년 안씨는 충무로에서 광고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던 중 우연히 KBS 6시 내고향 프로그램에서 영월 상동고 학생들이 만드는 추억의 졸업앨범 이야기를 접했다.

전교생이 15명 안팎에 불과해 비싼 인쇄용 앨범은 꿈꾸지 못하고, 일반 앨범에 읍내에서 인화한 사진을 넣어 졸업앨범을 만드는 학생들 모습을 본 안씨는 선후배 3명과 졸업앨범을 만들어주기로 결심했다.

그때부터 안씨는 상동중·고등학교에 추억을 선물했다.

졸업앨범 제작뿐만 아니라 체육대회 등 학교 행사에도 나타나 웃음꽃 핀 학생들 얼굴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가 지금까지 졸업앨범 제작에 들인 비용은 1억원이 넘는다.

함께 교육 기부에 나섰던 선후배 3명이 개인 사정으로 떠났지만 안씨는 선행을 이어가고 있다.

폐광촌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보여준 실천적 사랑은 지역에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상동중고교 가족들은 안씨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해 감사패를 주기도 했다.

20년간 끊임없이 나눔과 배려를 실천한 안씨는 3일 국민교육발전 유공자 표창을 받았다.

박응규 상동중고교 교감은 "이웃과 주변에 대한 사랑이 식어가는 요즘 안씨가 아이들의 웃음을 찾아줬다"며 "소규모 학교에 희망을 심어준 그의 선행은 값으로 매길 수 없다"고 말했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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