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5당 대표 '선거제 개혁·예산안 처리' 연계 놓고 입씨름

입력 2018-12-03 13:44
수정 2018-12-03 16:10
여야 5당 대표 '선거제 개혁·예산안 처리' 연계 놓고 입씨름

오찬모임서 이견 그대로 노출…문의장 "한술 밥에 배부르겠나"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고상민 설승은 기자 = 여야 5당 대표들이 3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제 개혁 논의를 놓고 공개 설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5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문희상 국회의장과의 정례 오찬모임 '초월회'에서 선거제도 개혁안과 관련한 정당별 입장차를 그대로 노출했다.

이들은 회동 모두발언에서부터 가시 돋친 말을 내뱉으며 기 싸움을 벌였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바른미래당·평화당·정의당이 예산안 처리를 선거제 개혁 논의와 연계한 것을 겨냥, "30년간 정치를 했는데 선거구제를 연계시켜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는 건 처음 봤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연계시킬 것을 갖고 연계를 시켜야지, 국민이 이걸 알면 얼마나 노하겠느냐"면서 "이럴 것 같으면 선거구제 논의는 할 필요도 없다"며 언성을 높였다.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예산안은 예산안, 선거구제는 선거구제"라며 두 사안을 분리 논의해야 한다는 이 대표의 입장에 동조했다.

그는 "예산안과 연계시키려고 하는데 선거구제는 그렇게는 논의가 안 될 것 같다"며 "국민 입장에서도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나머지 야3당은 즉각 반발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현실적으로 오늘까지 예산안이 통과 안 됐다고 큰 난리가 나는 것은 아니다. 협치는 주고받는 것"이라며 선거제·예산안 연계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그러면서 "야3당이 연동형 비례제를 꼭 하겠다고 하면 거대 양당은 진지하게 협의해서 함께 풀어갈 생각을 해야지, 과거처럼 힘만 갖고 할 수 있는 때는 지났다"고 일침을 가했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예산안 처리와 선거제 개혁은 동시에 처리돼야 한다. 이미 안은 나와 있고 결단만 하면 된다"면서 이해찬 대표를 향해 "이미 평양에서 이정미 대표와 저와 함께 그런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그는 "예산안 처리보다 중요한 것은 쓰레기통에 들어간 국민 주권을 다시 찾아내는 것"이라며 "한국당도 우리 야3당의 입장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니 이제 장벽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예산 처리의 법정시한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거제도 문제도 긴급한 일이라는 것을 국회가 잘 알지 못하는지 안타깝다"며 "계속 합의가 어려운 일로 치부하고 자꾸 뒷전으로 미뤄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이정미 대표는 "하나를 먼저 처리하다 보면 오히려 더 안 될 수 있다. 두 가지를 함께 논의할 때 속도가 더 빨리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민주당과 한국당은) 염두에 두라는 당부를 드린다"고 했다.

오찬 모임을 주재한 문 의장은 이날부로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이 지난 점을 거듭 강조하며 여야의 조속한 합의 처리를 당부했다.

문 의장은 "오늘 오후 2시까지 여야 합의가 안 되면 단 1명이 모이더라도 밤 12시 정각이 되더라도 예산안 원안을 상정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여야 간 예산안 협상이 선거제 개혁 문제로 진전되지 못하는 상황을 두고는 "선거제도 문제는 한술 밥에 배부를 수 없다. 하루아침에 뚝딱 고쳐질 수 없다"며 "여야가 언제까지 해보자 아니면 어느 정도까지 선을 맞춰보자는 의견만 나눠도 풀릴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문 의장-5당 대표 초월회 오찬…'선거제·예산안 연계' 놓고 입씨름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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