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움으로 세운 KAIST, 케냐에 교육시스템 통째 수출

입력 2018-12-03 09:40
미국 도움으로 세운 KAIST, 케냐에 교육시스템 통째 수출

'케냐 과학기술원 건립 컨설팅 사업' 최종 계약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국내 과학 인재의 산실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1971년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600만 달러 차관 지원 덕분에 세워졌다.

다른 나라 도움을 받아 뿌리를 내린 이 학교가 설립 50년도 채 안 돼 다른 나라에 원조를 하는 학교로 성장했다.

KAIST는 케냐 정부와 케냐 과학기술원 건립 컨설팅 사업 최종 계약을 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사업은 케냐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발주하고 콘자 기술혁신도시(Konza Technopolis) 개발청이 시행했다.

케냐 과학기술원은 케냐 정부가 아프리카 실리콘밸리 건설을 목표로 나이로비 인근에 조성 중인 콘자 기술혁신도시의 핵심 주력 시설이다.

사업은 우리나라 정부로부터 차관을 받아 진행한다.

총사업비는 1천70억원 규모다.



KAIST는 내년부터 3년간 기계공학·전기 및 전자공학·ICT 공학·화학공학·토목공학·농업 생명공학 등 6개 핵심학과와 공통 기초과학 프로그램 설계, 교육·실험 및 일반 기자재 공급계획, 산·학 협력을 포함한 대학 경영계획 등 분야에서 컨설팅하게 된다.

KAIST의 교육·연구 혁신모델을 통째로 케냐에 수출하게 되는 셈이다.

그간 중동이나 중국에 일부 전수한 적은 있지만, 케냐 사례처럼 학교의 전체적인 프로그램을 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KAIST는 설명했다.

KAIST 관계자는 "입찰 의향서가 통과된 4개 대학이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제안서를 냈다"며 "4개월에 걸친 평가 끝에 KAIST가 교육을 맡고 국내기업이 건축설계(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감리(선진엔지니어링)를 맡는 KAIST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케냐 과학기술원 건립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과학기술 공적개발원조 10대 선도 프로젝트' 신호탄이 될 것으로 KAIST는 보고 있다.

고경력 은퇴자나 경험이 필요한 젊은 과학자 등 우수한 인력의 글로벌 진출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KAIST 관계자는 "설립한 지 47년 만에 원조를 받아 설립된 대학에서 이제 원조를 하는 대학으로 컸다"며 "독자적인 교육· 연구혁신 모델을 수출할 정도로 학교 역량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자평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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