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 "트럼프측, 모스크바 트럼프타워 건설 지원 요청"
페스코프 대변인 "트럼프 변호사 코언이 이메일…만나지는 않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업가 시절 러시아 모스크바에 트럼프타워를 지어 펜트하우스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선물하려 했다는 주장과 관련, 크렘린궁은 실제로 트럼프 측이 이 계획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었다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자신과 트럼프타워 건설 방안을 논의했다는 미국 언론 보도에 대해 "코언이 나에게 연락을 취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내 이메일 주소는 공개됐다. 우리는 매주 뭔가를 부탁하고 관계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서 메일 수십 건을 받는다"면서 코언도 자신에게 이메일을 보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기자들에게 코언에게 받은 이메일 몇 건을 직접 보여주고 그중 일부를 읽기도 했다.
그는 이어 "영어를 할 줄 아는 크렘린 행정실 직원이 발신자(코언)에게 연락해 행정실로 메일을 보냈는지 확인하고 그에게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경제포럼에 참석해 관련 문제를 설명하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크렘린 직원과 코언의 전화통화는 겨우 몇 분 동안 이루어졌다고 덧붙였다. 이후로 코언을 만나 트럼프타워 건설과 관련한 논의를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앞서 미 CNN방송은 30일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출신 사업 동료였던 펠릭스 세이터가 마케팅 전략의 하나로 푸틴 대통령에게 모스크바 트럼프타워의 펜트하우스를 주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인터넷매체 버즈피드를 인용, 코언이 푸틴 대통령의 공보 책임자인 페스코프 대변인과 이런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버즈피드는 트럼프타워의 가치를 높이려고 5천만 달러(약 560억 원) 상당의 이 펜트하우스를 푸틴 대통령에게 선물 줄 계획이었다고 보도했다.
코언은 2016년 1월 페스코프 대변인의 실무자와 통화하면서 트럼프타워 계획 전반을 설명하고 진전을 위한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언은 같은 해 5월에는 세이터에게 '페스코프 대변인이 다음 달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서 만나보고 싶어 하며 푸틴 대통령이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와 인사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갈을 받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코언은 그해 6월 14일 세이터를 만나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갈 수 없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96년 러시아를 방문한 뒤 모스크바 한복판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초호화 트럼프타워를 세울 계획을 수립하고, 대선후보 선출 이후인 2016년 6월까지 추진했으나 결국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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