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적화물 수송포기 부산항운수협동조합 "오후부터 정상 운행"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비현실적으로 낮은 운임과 부산항만공사의 '지원 약속 불이행'을 이유로 1일부터 환적화물 수송을 포기한다고 선언한 부산항운수협동조합이 이날 오후부터 정상운행하기로 했다.
이길열 조합 이사장은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았지만, 부산항 운영 차질을 막고자 오후부터는 정상적으로 환적화물을 수송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합 소속 트레일러들은 이날 오전 환적화물 운송을 하지 않고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국회의원 주최로 '부산항 환적화물 정책 토론회'가 열린 동구 초량동 부산일보사 앞 도로에서 운임 현실화 등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달고 시위를 벌였다.
조합 소속 차들이 운행하지 않아 북항 일부 부두에서 환적화물 일부가 적체되거나 운송 차질을 빚었지만, 선박 출항이 지연되는 등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부산항운수협동조합은 환적화물을 전문적으로 실어나르는 7개 업체가 모여 올해 7월 1일 출범했으며, 100여 대의 차량으로 북항 내에서 이동하는 환적화물의 70%, 신항 내에서 이동하는 환적화물의 20% 정도를 수송한다.
조합은 조합 설립 과정에서 항만공사가 사무실 임대료와 운영비 등의 지원을 약속했으나 지키지 않아 운영난에 처했다며 지난달 29일 환적화물 운송 포기를 선언한 바 있다.
이길영 이사장은 "조합에 일감을 준 선사, 대형운송사, 항만공사 등이 좀 더 시간을 두고 해결책을 찾아보자고 해 일단 운행을 재개했다"며 "부산항의 환적 물동량이 늘어도 외국 선사와 터미널 운영사만 돈을 챙기고 국내 관련 산업은 오히려 더 살기 어려워지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간 1천만개(20피트 컨테이너 기준)가 넘는 부산항 환적화물 가운데 연간 170만개 정도는 애초 내린 부두에서 다른 부두로 옮겨 배에 실어야 한다.
조합이 일단 정상 운행에 나서기로 했지만, 운송료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운송거부 등의 사태는 언제든 벌어질 수 있다.
환적화물이 제때 이동하지 못하면 선박 출항이 연쇄적으로 늦어지고 장기화하면 항만기능이 아예 마비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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