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건설 반대 온두라스 환경운동가 살해 7명 유죄…최장 30년형
법원 "4명이 카세레스 살해 실행"…내년 1월 최종 선고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댐 건설에 반대하던 온두라스 원주민 인권 지도자이자 환경운동가를 살해한 일당의 유죄가 입증됐다고 고 엘 에랄도 등 현지언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온두라스 법원은 전날 환경운동가 베르타 카세레스 살해를 공모하고 실행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 7명에 대한 유죄 사실을 확인했다. 3명의 판사는 만장일치로 7명 중 4명이 살해를 실행했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함께 법정에 선 1명의 피고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유죄 사실이 확인된 이들은 내년 1월에 있을 최종 선고를 통해 최장 징역 30년형에 처할 수 있다.
7명 중 4명은 카세레스를 살해할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던 멕시코 환경운동가 구스타보 카스트로를 살해하려 한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를 받아 형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카스트로는 총격으로 상처를 입었지만 죽은 척을 해 목숨을 건졌다.
카세레스는 리오 블랑코 지역의 개발 사업인 아쿠아 사르카 수력발전 댐 건설을 반대하면서 개발 사업에 찬성하는 지역 지주 등으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다가 2016년 3월 자신의 집에 침입한 괴한 2명에게 총기로 살해됐다.
렌카 원주민 사회의 지도자로 원주민 권익보호 운동을 펼쳐온 카세레스는 2015년에 골드만 환경상을 받은 인물이다.
검찰은 2016년 5월 현역 육군 장교를 비롯해 카세레스가 반대하던 수력댐 개발 사업과 직ㆍ간접으로 관련된 8명을 살해 용의자로 체포하고 사건을 서둘러 종결, 몸통은 밝히지 못한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국제 자문 전문가 그룹(GAIPE)은 지난해 11월 "카세레스의 피살사건은 4개월 전부터 조율된 공모의 산물"이라며 "댐 건설사의 중역과 국가기관의 요원들이 공모에 가담했다"는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카세레스가 반대했던 아쿠아 사르카 댐 건설은 중단됐지만, 최종적으로 취소되지 않은 상태다.
온두라스에서는 2010년 이후 100여 명의 인권운동가와 환경운동가들이 살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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