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교육으로 갈등 예방…보복 넘어 화해 실현해야"

입력 2018-11-30 15:43
"평화교육으로 갈등 예방…보복 넘어 화해 실현해야"

제주교육 국제심포지엄서 더글라스 예이츠 교수 기조강연

(서귀포=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과거 벌어졌던 많은 '폭력적 갈등'을 반복하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해 평화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30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제주교육 국제심포지엄에서 더글라스 예이츠 파리 미국대학원 교수는 '한국을 위한 제주 평화교육' 기조강연을 통해 "폭력적 행동 종식을 위한 평화유지 활동도 중요하지만, 이는 평화교육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 겉으로 드러난 폭력이 없다는 소극적 의미의 평화는 누리고 있을지 몰라도, 진정한 평화는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나라 간 협력적, 지지적 관계를 유지하는 적극적 측면의 평화를 주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 등 물리적 충돌을 멈추도록 하는 '평화유지'나 갈등 종결을 위해 의식을 바꾸는 '중재'도 중요하지만,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평화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며 "갈등 해결 훈련, 민주주의 교육, 인권교육, 세계관 변화 등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해를 위해서는 희생자가 용서가 필요한 상황을 인정하고, 용서 과정에 착수할 것인지 결정하고, 과거 일을 기억해내며 고통과 분노를 표현하고, 가해자에게 마음을 열어 뉘우침을 받아들이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해자는 희생자의 분개를 받아줘야 하며, 희생자가 가해자의 고해를 들어줘야 한다"며 고통의 유대감을 경험하는 것이 화해의 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피해자들이 가해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주지 않은 것에 대해 타인을 비난하기도 하고, 때로는 '우리는 당해도 싸다'며 자신을 비난하기도 한다"며 태도를 바꿔나가며 자신과 타인을 용서해야 하며 이를 통해 당사자들 간 관계 회복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이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용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70주년이 된 4·3 피해자들도 고통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용서하지 않으면서 고통 속에서 살 것인지, 용서하고 고통을 받아들여 화해로 나아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는 평화에 있어서 매우 특별한 위치에 있다. 섬은 평화를 실현하는 데 매우 좋은 요건을 갖고 있다. 제주는 세계 평화의 허브가 될 수 있다"며 이처럼 평화교육에 대해 함께 모여 얘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심포지엄이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2018 제주교육 국제심포지엄은 제주4·3 70주년을 맞아 '평화·인권·민주시민교육'을 주제로, '제주4·3, 아픔을 넘어 상생의 교육으로!'를 슬로건으로 다음달 1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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