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지열발전소 간다더니 온수 보급시설 보고 온 포항시의원

입력 2018-11-29 21:22
유럽 지열발전소 간다더니 온수 보급시설 보고 온 포항시의원

2곳 중 1곳만 가고 보고서에 '다녀왔다'…대부분 관광 일정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포항시의원들이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소 연관성 파악을 위해 유럽 지열발전소 2곳을 보고 오겠다며 해외연수를 가서는 1곳은 가지 않아 논란이다.

대신 지하에서 뜨거운 물을 끌어올려 가정에 보급하는 시설을 둘러보고 온 뒤 지열발전소를 다녀온 것처럼 보고서를 써 비난을 사고 있다.

29일 포항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경제산업·건설도시위원회 소속 의원 15명은 10월 29일부터 11월 5일까지 독일과 스위스로 연수를 다녀왔다.

의원들은 지난해 11월 15일 포항에서 일어난 규모 5.4 지진과 인근 지열발전소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다른 나라 지열발전소 운영 현황을 살펴보겠다며 두 나라를 방문했다.

청년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차별화한 도시 활성화 방안, 친환경녹지 정책 등도 일정에 포함됐다.

연수에서 가장 중요한 일정은 가동 중인 독일 란다우 지열발전소와 폐쇄된 스위스 바젤 지열발전소 방문이다.

시의원들은 지난달 30일 독일 란다우를 찾아 지열발전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사무실을 찾아 40분 정도 설명만 들었을 뿐 란다우시 관계자나 지열발전소 운영 사업자는 만나지 않았다.

지열발전소 현장에서는 단체 사진만 찍은 뒤 금방 자리를 떴다.

다음날로 예정한 스위스 바젤 지열발전소는 운영을 중단한 뒤 다른 공장이 들어섰다는 이유로 일정에서 뺐다.

시의원 3명은 바젤시청을 찾아가 지열발전 담당자와 면담을 요청했지만 여러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대신 바젤시 인근 리헨시를 찾아 뜨거운 지하수를 끌어올려 가정에 난방수로 공급하는 시설을 둘러봤다.

그런데도 최근 펴낸 공무국외여행보고서에는 리헨 지열발전소를 다녀왔다고 써놓았다.

이외에는 연수 기간 대부분 일정이 관광으로 짜였다.

스위스 치즈체험장 견학, 융프라우 산악열차 체험, 독일 뮌헨 시가지와 BMW 박물관 탐방, 프랑크푸르트 구도심 견학, 뮌헨공대 혁신창업센터 방문 등이다.

강필순 포항시의회 경제산업위원장은 "정보가 부족해 현지 사정을 잘 몰라 일정대로 움직이지 못해 의원들도 난감했다"고 말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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