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시대 특급호텔서 배운다…각종 강좌 잇따라

입력 2018-11-30 06:30
'워라밸' 시대 특급호텔서 배운다…각종 강좌 잇따라

문턱 낮춰 문화생활 공간으로…"가격 비싸더라도 심리만족 우선"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호텔이 단순히 쉬기만 하는 장소가 아니라 문화공간으로 달라지고 있다.

다양한 체험 활동과 문화콘텐츠를 끌어안아 숙박과 식사뿐만 아니라 문화생활도 즐기는 공간으로 진화 중이다.

특히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가심비'(가격대비 심리적 만족),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등 개인의 만족을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화두에 오르면서 이러한 트렌드를 충족하기 위한 호텔들의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호텔에서 강의는 '바이럴(입소문) 마케팅'을 겨냥해 무료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유료일 경우엔 대체로 백화점 문화센터보다는 비싼 편이다. 간혹 1회에 10만 원대에 달하거나, 참가자가 투숙객으로 한정되는 경우도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30일 "일반 문화센터보다는 비싸지만, 클래스의 질이나 호텔에서 제공하는 분위기 등을 고려해 책정된 가격"이라며 "내국인 유치와 호텔 콘텐츠 강화 등을 주목적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저렴한 가격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인기는 많다. 주제가 다양한 데다, 전문가를 활용한 수준 있는 강의를 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가격을 떠나 심리적 만족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도 한몫을 톡톡히 한다.

업계 관계자는 "상당수의 프로그램이 참가 신청 기한이 끝나기 전에 마감된다"며 "짧은 시간이고 단기간이라도 오롯이 자기 자신에게 투자해 힐링을 얻는 등 만족감을 우선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제는 호텔이 강점을 가진 식·음료 분야부터 뷰티, 꽃꽂이, 조향, 만들기, 운동, 인문학 등 다양하다.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은 겨울철 건강한 피부관리를 위한 '원데이 뷰티 클래스'를 연다.

오는 12월 19일 호텔 스위스 객실에서 10명 정원의 소규모로 열리며, 겨울철 건조해진 피부 관리법을 알려주고 평상시 피부관리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도 갖는다.

참가비는 무료다. 참가 신청은 호텔 공식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으로 하면 된다. 개인 SNS를 운영하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올해 초부터 정기적으로 약 30명 규모의 '살롱 드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살롱 드 클래스'는 유럽의 큰 응접실에서 열리는 사교 모임에서 영감을 받은 이름이다.

12월에는 '크리스마스 장식 만들기'와 샴페인, 크리스마스 디저트 등을 즐기는 주제로 열린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피트니스센터 클럽 올림퍼스는 12월 3일부터 객실 고객과 클럽 올림퍼스 회원을 대상으로 필라테스 클래스를 개최한다.

모든 수업은 개인 교습으로 진행되며, 호텔의 쾌적한 시설에서 전문가가 맞춤형 운동을 지도하는 게 장점이라고 호텔 측은 소개했다. 가격은 1회 13만원이다.



가족 단위로도 참여할 수 있다.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는 12월 한 달간 매주 토요일 '홀리데이 클래스'를 선보인다. 크리스마스 리스(화환 모양의 장식)와 통나무 케이크 등을 만드는 가족 단위 프로그램이다. 프랑스 국립학교 예술교육 '주트 아틀리에'와 함께 하는 아트 클래스와 토크 콘서트도 진행된다.

토크 콘서트는 무료이며, 나머지 클래스의 참가비는 6만6천원이다.

롯데호텔제주 레저 엔터테이너 '에이스'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어린이의 오감 발달을 도와주는 쿠킹 클래스와 '윈터 스노볼 만들기' 등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미술을 통해 인문학, 과학, 철학을 배우는 '모나르떼' 프로그램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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