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비둘기 발언으로 中금리인하 제약요인 사라졌다"
3년간 기준금리 동결로 연준과 반대 방향…위안화 등 자산 압박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통화 완화적인 발언을 계기로 그동안 중국의 금리 인하를 제약했던 최대 요인이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밍밍 중신(中信·CITIC)증권 채권리서치 책임자는 보고서에서 "추가적인 미국 금리 인상 압박이 감소하면서 (중국)국내 통화정책에 대한 제약도 현저하게 완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민은행 관리 출신인 밍 책임자는 중국에서 실질 금융 비용이 오름세에 있고 이는 산업 투자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므로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민은행이 상업은행에 대한 중기 대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고 내년 초에는 기준금리까지 인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면 그 시기는 내년 1분기의 국경일과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피해 내년 2분기가 될 수 있다고 그는 관측했다.
연준이 지난해와 올해 3차례씩 금리 인상에 나서는 동안 인민은행은 앞선 신용 긴축조치와 경기 둔화에 대응해 완화적 조치를 취하며 연준과 다른 길을 걸었다.
지난해 인민은행은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3차례 올린 데 이어 올해도 1차례 인상에 나서 3.3%까지 올렸지만, 기준금리인 1년 대출 금리는 2015년 10월 이후 3년여간 4.35%에 묶어두고 있다. 채무 리스크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결과다.
연준과 인민은행의 기조 차이는 중국 자산에 압박요인이 됐다.
중국 국채 1년물 금리는 2.5% 수준으로 미국 국채 1년물 금리에 근접해졌다.
위안화는 한때 달러당 7위안까지 위협하며 아시아에서 가장 가치가 많이 하락한 통화 중 하나가 됐다. 이날 오후 현재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9325위안으로 올해 들어 6%가량 절하됐다.
중국 금융 여건이 중소기업과 민간기업에 빠듯한 상황이고 기업 이익 성장세도 둔화하면서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은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점점 늘고 있다.
그러나 당국의 엇갈린 언급에 시장 전망도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인민은행은 지난 9일 내놓은 3분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2분기 보고서에 있던 "물밀 듯한 강력한 부양에 결단코 간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문구를 삭제했으며 이는 더 강력한 부양책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비슷한 시기 싱가포르에서 한 연설에서 강력한 부양책을 피하는 것에 관한 같은 문구를 사용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이달 중순 전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를 배제할 수 없지만 당국이 환율 변동과 같은 역효과 가능성을 신중히 살펴보고 있다면서 "우리 금리 수준이 미국보다 여전히 높아 인하할 여지가 있지만, 그 여지가 대단히 크지는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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