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재난문자 없어' 황화수소 누출사고 초동대처 적절했나
인근 근로자·주민도 어지럼증…유독가스 주변 확산 의심
사고 9시간만에 가스농도 기준치 이하로…주민 불안 호소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28일 부산 폐수처리업체의 황화수소 추정 가스 누출사고로 인근 공장 근로자와 주민들도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잇따라 유독가스가 주변으로 확산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유관기관이 주민을 대피시키거나, 재난안내문자를 보내지 않은 것이 적절한 대응이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29일 부산소방안전본부와 사상구에 따르면 학장동 A 폐수처리업체 가스누출 사고로 인한 중·경상자는 모두 10명으로 늘어났다.
사고 발생 후 최초 집계에는 업체 관계자 7명으로만 부상자로 잡혔으나, 인근 공장 근로자 3명도 이후 복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해 부상자가 늘어났다.
공식 집계에는 잡히지 않았지만, 인근 주민들도 "가스가 뭉쳐있는 게 아니고 퍼져나가는 것 아니냐"면서 "어지럼증이 있어 많이 불안하다"며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사고 발생 이후 주민대피나 부산시 재난 안전문자는 없어 조치가 적절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사상구는 소방으로부터 사고 발생 직후인 오후 1시 8분께 통보를 받았고 현장에 직원을 보내 사고 내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그사이 주민대피를 알려야 하는 상황에 대비해 민방위 대원과 직원을 소집했다.
인명구조를 완료한 소방과 환경청은 사고 발생 1시간 10분 뒤인 오후 2시 20분께 폐수업체의 황화수소 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건물 2층 내부에서만 150ppm의 황화수소가 나왔고 건물 외부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
사상구는 이런 결과를 토대로 긴급재난문자를 보내거나 대피권고를 하지 않았다. 구에 문자 수신을 동의한 사람에게만 사고 정보를 보내는 시스템을 이용해 2천500명에게만 사고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
사상구 한 주민은 "문자 수신 동의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주민이 태반이고, 당시 공장 주변을 지나는 사상구 주민이 아닌 사람도 있었을 텐데 부산시 재난 문자를 보냈어야 하는 게 아니냐"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했어야 하는 게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또 "주변에 가스 확산이 없다고 하는데 악취를 맡은 주민이 많고 인근 근로자가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한 것이냐"고 말했다.
A 폐수공장 가스 누출사고는 발생 9시간 만에 수습됐다.
사상구가 집수조에 내 남아있던 pH 3∼4 수준인 강산성의 폐수 50t에 수돗물 100t가량을 부여 pH 5정도의 약산성으로 바꾸자 황산수소 가스가 오후 9시 20분께부터 기준치 이하로 배출됐다.
구는 희석한 폐수를 다른 폐수업체로 옮겨 정화작업을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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