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걸리지 않으려면 뇌를 관리하라"

입력 2018-11-29 11:08
수정 2018-11-30 09:31
"치매에 걸리지 않으려면 뇌를 관리하라"

치매 전문의가 들려주는 '백년 두뇌' 비결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그게 뭐였더라?"며 깜박하곤 한다. "거, 있잖아요"라고 엉거주춤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갑자기 화를 벌컥 낸다.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기 쉬운 현상들이다. 그게 심해지면 치매 상태가 된다. 치매는 왜 생겨나는 걸까? 예방하는 방법은 없을까?

일본의 신경내과·치매 전문의인 하세가와 요시야 씨는 저서 '백년 두뇌'에서 치매의 원인, 현상, 예방법 등을 하나하나 짚어준다. 결론부터 말하면 "100세 시대에 행복하게 장수하려면 평생 쓸 수 있는 뇌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치매는 뇌의 문제여서다.



치매 환자는 근래 들어 부쩍 늘고 있다. 이는 고령화 시대와 맞물린 현상이다. 중앙치매센터가 발표한 '대한민국 치매현황 2017'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678만 명 중 치매 환자는 약 66만 명을 차지했다. 고령자 10명 중 한 명이 치매 환자인 셈이다.

치매로 발전할 확률이 높은 경도인지장애 환자까지 감안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전체 고령자 가운데 22%가량인 152만 명이 이 단계에 진입했다. 즉, 65세 이상 인구 세 명 중 한 명 정도가 치매 환자이거나 그 예비군이라는 얘기다.

하세가와 씨는 그 분기점을 40대 나이로 본다. 이 무렵에 접어들면서 두뇌 활동이 젊은 시절보다 저조해지기 마련인데, 이때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거쳐 치매 상태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 반면에 40대부터 두뇌 활용법, 생활 습관, 일하는 방식 등 여건을 제대로 갖추면 60대 이후 삶은 극적으로 변한다.

그렇다. 요는 뇌의 문제다. 고령자 뇌를 촬영해 보면 뇌 크기가 나이가 들수록 조금씩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뇌를 꾸준히 관리하고 쓰는 사람은 노화에 따른 뇌 위축이 일어날지언정 그 기능이 약화하지는 않는다. 하세가와 씨는 "뇌의 사령탑인 전전두엽, 기억의 중추인 해마, 감정을 제어하는 편도핵이 100년 두뇌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상에서 뇌 기능을 강화하고, 운동으로 건강 수명을 늘리고, 풍부한 인간관계 등 외부 환경을 잘 관리해야 한다.

다음은 치매 예방 등을 위한 저자의 조언 중 몇 가지-. 무엇보다 흡연은 뇌 건강에 백해무익할 뿐 아니라 평생 쓸 수 없는 뇌로 직진하는 외길이나 다름없다. 혈관을 좁혀 혈류를 방해하고, 건강 세포를 손상하는 활성산소를 생산해 암에 걸릴 위험까지 높인다.

요즘처럼 날씨가 쌀쌀해졌는데도 아이스 커피나 찬 맥주 등 차가운 음료를 선호한다면 치매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스트레스를 받아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차가운 음료나 자극적인 음식을 찾기 때문이다. 젊은 나이에 심각한 건망증을 겪는 '영츠하이머'라는 신조어도 지나친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

이와 함께 노화를 앞당기는 산화와 당화를 예방하거나 늦추기 위해선 적절한 유산소 운동이 필요하다. 근육의 종류로는 순발력이 필요할 때 쓰는 백색근과 지구력이 필요할 때 쓰는 적색근이 있는데, 이 가운데 적색근이 100년 두뇌 관리에 중요하단다.

치아가 건강해야 뇌도 건강하다는 말 역시 새겨둘 만하다. 치주질환이 있는 사람은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은데, 이는 치주질환이 당뇨병을 일으키고 이 당뇨병이 바로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튼튼한 치아로 꼭꼭 잘 씹어서 음식을 삼키면 뇌의 혈류량이 늘어나면서 영양분이 활발히 공급돼 치매 예방 등에 좋다.

북라이프 펴냄. 236쪽.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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