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자는 몸도 아프다…2명중 1명 근골격계 통증

입력 2018-11-29 10:33
감정노동자는 몸도 아프다…2명중 1명 근골격계 통증

류지영 해운대백병원 교수팀 분석…증상 위험, 일반인의 최대 1.48배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이른바 '감정노동자'로 불리는 감정을 숨기고 일하는 사람의 절반 이상이 목, 어깨 등 근골격계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제대학교 백병원은 류지영 해운대백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팀이 2011년 6월 1일부터 2011년 11월 30일까지 한국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수행한 제3차 근로환경조사(KWCS) 자료를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사무, 판매, 서비스 분야 임금근로자 중 업무에서 근골격계 증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적절한 자세나 손과 팔의 반복적인 동작, 소음이나 진동 노출 같은 위험 요인이 없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추려 평가했다.

대상자 1만2천186명 중 '나는 감정을 숨기고 일을 해야 한다'는 문항에 대해 "항상 그렇다"와 "대부분 그렇다"고 대답한 근로자는 30.6%(3천730명)로 집계됐다.

감정을 숨기고 일하는 근로자 군에서 남성은 50.4%, 여성은 56.5%가 근골격계 증상을 호소했다.

반면 그렇지 않은 근로자 군의 근골격계 증상 호소 비율은 남성 37.9%, 여성 45.2%로 감정을 숨겨야 한다는 근로자에 비교해 크게 낮았다.

또 감정을 숨기는 노동자는 그렇지 않은 노동자보다 근골격계 증상 위험도 최대 1.48배 높아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 상지통증(어깨·목·팔) 남성 1.37배, 여성 1.26배 ▲ 하지통증(엉덩이·다리·발) 남성 1.48배, 여성 1.22배 ▲ 두통 및 눈의 피로 남성 1.5배, 여성 1.42배 ▲ 전신피로 남성 1.75배, 여성 1.82배 정도 컸다.

류지영 교수는 "감정을 숨기며 일하는 것은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고, 이러한 스트레스는 근육의 긴장을 높여 근육과 관절의 퇴행성 변화를 가속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감정을 숨기면서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 감정과 같은 심리적인 상태는 통증의 인지에도 영향을 미쳐, 자극에 과민하게 반응해 지속적인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일본 노동안전위생종합연구소(JNIOSH)가 발행하는 산업보건(Industrial Health) 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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