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감속하나…연준의장 발언에 다우 600P 상승 '환호'

입력 2018-11-29 07:22
美 금리인상 감속하나…연준의장 발언에 다우 600P 상승 '환호'

주식·채권 모처럼 랠리…"시장이 발언 확대해석" 반론도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28일(현지시간) 금리 인상 속도를 다소 늦출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날 파월 의장은 현재의 기준금리와 관련, 중립금리의 "바로 밑(just below)"이라고 밝혔다.

중립금리에 거의 근접하면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여지가 많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두 달 전 "중립수준에서 한참 멀리 있는 듯하다"고 언급해 시장에 충격파를 던진 것과 비교하면 한층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발언으로 읽힌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하면서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뉴욕증시는 모처럼 급등세를 연출했고, 채권값도 강세(금리 하락)를 보였다.

◇ "긴축스텝 감속할 것"…장밋빛 기대감

그동안 시장에서는 올해 들어 세 차례 기준금리를 올린 연준이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봤다. 내년에도 세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었다.

0.25%포인트 '베이비스텝' 인상을 가정한다면, 현재 연 2.00~2.25% 수준인 미국 기준금리가 내년 말에는 3.00~3.25%로 1.00%포인트 높아지게 된다는 뜻이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이러한 예측을 경계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특히 "미리 정해진 정책 경로는 없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시장의 과도한 긴축 우려를 덜어내면서 다소 완화적 스탠스를 취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당장 다음 달 FOMC에선 예상대로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내년에는 경제·금융 여건을 지켜보며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가 아니겠냐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많은 연준 당국자들이 중립금리가 2.75% 또는 3% 부근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중립금리 2.75~3.00%를 기준으로 한다면, 내년 인상 횟수를 당초 3차례에서 2차례로 줄여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벌써 시장에서는 내년 인상이 한 차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

투자전문가 피터 부크바르는 12월 추가 인상이 이뤄지면 기준금리는 2.25~2.50%로 높아진다면서 "만약 3%가 중립금리라면 2.5%가 '바로 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12월에 이어 내년에는 한 차례만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시장의 기대감이 너무 장밋빛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긴축 종료'를 바라는 시장이 파월 의장의 발언을 자기 입맛에 맞게 해석했다는 것이다.

마켓워치는 "정작 파월 의장은 성장 둔화 또는 인플레이션 약화에 대해서 어떤 전망도 하지 않았다"면서 "파월 의장이 시장의 생각만큼 완화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이 완화적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저 시장이 과민반응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 시장은 일제히 '화색'…주식·채권 '랠리'

그동안 연준의 긴축 행보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뉴욕증시는 8개월 만에 가장 강한 상승세를 연출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617.70포인트(2.50%) 급등한 25,366.4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61.61포인트(2.30%) 상승한 2,743.7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8.89포인트(2.95%) 급등한 7,291.59에 각각 마감했다.

국채 가격도 강세를 보였다. 국채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벤치마크인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0.013%포인트 하락한 연 3.044%로 거래를 마치면서 6주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준 금리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 만기 국채금리는 2.805%로 0.026%포인트 하락했다.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0.04%포인트 급락하기도 했다.

금리 인상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달러화는 하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오후 4시 20분 현재 0.54% 하락한 96.84를 나타냈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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