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원룸 화재' 위독 아이들 호전…부모 정착 의사

입력 2018-11-28 17:38
'김해 원룸 화재' 위독 아이들 호전…부모 정착 의사

지역사회 온정도 한몫, 우즈베크 귀국하려다 마음 돌린 듯…"모금은 계속"



(김해=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경남 김해 원룸 화재로 위독했던 우즈베키스탄 출신 고려인 자녀 2명 상태가 호전되면서 귀국하려던 부모가 다시 김해에 정착하는 쪽으로 마음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김해시와 생명나눔재단에 따르면 지난 10월 20일 화재 당시 구조됐던 고려인 자녀 A(14)·B(13)군은 최근 부모와 대화를 나누고 식사를 조금씩 할 정도로 호전됐고 피부 이식수술도 받았다.

아이들 부모는 아직 병원에서 치료에 집중하고 있지만, 지금처럼 계속 호전된다면 김해 등지에서 일자리를 잡아 정착하고 싶다는 의사를 재단 관계자 등에 피력했다.

사고 초기 아이들 아버지가 일용직으로 근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중소기업 한 곳에서 정식 채용을 하겠다고 나선 곳도 있다고 재단 측은 전했다.

이들은 애초 화재로 남매(4살, 14살)를 잃고 나머지 한 아이와 조카 한 명마저 위독한 상황에 빠지자 우즈베키스탄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두 아이 병세가 호전되고 지역사회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져 마음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경남교육청, 경남도, 김해시 등 기관에서 모금 운동에 나선 것은 물론 민간에서 김해를 근거지로 발족한 생명나눔재단이 앞장서 아이들 치료와 부모 주거 문제 해결 등에 적극 나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부모에게 임시로 임대주택을 제공했고, 대형마트에선 생활용품을 지원하기도 했다.

현재 성금 총액은 158건에 약 2억5천만원에 이른다.

아이들의 병원비는 의료보험은 적용되나 화상 치료 등에선 자부담도 만만찮아 생명나눔재단은 내년 1월 말까지 모금을 계속할 예정이다.

한편 아이들과 함께 중상을 입었던 한국인(32)도 상태가 호전돼 일단 퇴원을 했지만, 후유증이 계속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나눔재단 관계자는 "앞으로 아이들이 완치될 때까지 치료를 계속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며 그 이후에 부모들의 거취도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들이 건물주를 상대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법률 지원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94051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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