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물이용부담금 6천900억원 냈지만 취수원 수질 개선 안 돼
낙동강 중·상류 산업단지 2배 증가…"물이용부담금 개선돼야"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낙동강 하류에 취수장을 둔 부산이 가장 많은 물이용부담금을 내고도 나쁜 수질의 수돗물을 공급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부산 동구 부산일보사에서 열린 2018년 깨끗하고 안전한 부산 먹는 물 정책 토론회에서 부산시와 부산·경남생태도시연구소 생명마당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부산 시민은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6천900억원 상당의 물이용부담금을 냈다.
물이용부담금은 2002년 9월 낙동강 수질 개선을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부산 시민은 전혀 수질이 개선되지 못하는 수돗물을 마시고 있다는 게 생명마당 측의 분석이다.
수계별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농도를 보면 낙동강 물금 지역은 2006년 2.7ppm이었지만 2015년에도 2.2ppm으로 비슷한 수질을 유지했다.
서울 시민의 상수원수인 한강 팔당댐의 지난 10년 평균 BOD는 1.2, 금강 대청댐의 BOD는 평균 1에 불과했다.
생명마당 측은 낙동강 상수원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낙동강 중·상류의 지속적인 공단 조성을 원인으로 꼽았다.
2002년 1월 낙동강 특별법 제정 이후 낙동강 중·상류 지자체에는 낙동강 산업단지가 2배 이상 조성됐다.
폐수발생량도 99년 하루 4만1천t에서 2014년 55만8천톤으로 13배가량 증가했다.
낙동강으로 배출되는 신규화학물질도 322종, 유해 화학물질도 81종으로 확인됐다고 생명마당 측은 밝혔다.
이런 이유로 낙동강 하류에서 취수하는 부산은 정작 낙동강 수질 개선을 위해 가장 많은 물이용부담금을 납부하지만, 수질 개선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현행 물이용부담금은 오염자 부담원칙이 아닌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상류 지역 주민 지원 사업에만 대부분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인원 생명마당 책임연구원은 "부산시가 취수원 다변화 정책을 취하고 있는데 새로운 취수원을 개발하는데도 물 이용 부담금이 쓰일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도 지난 9월 맑은 물 상수원을 확보하기 위해 현행 물이용부담금을 취수원 해당 자치단체에 바로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환경부 등에 건의한 상태다.
이날 토론회에는 낙동강수계법 개정과 물 이용부담금 개선 방향과 함께 물관리일원화에 따른 낙동강 유역 거버넌스 방향에 대한 주제 발표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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