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에서 보냈어요"…경찰, 농협 예산 유용 의혹 수사

입력 2018-11-28 15:56
수정 2018-11-28 16:27
'의원실에서 보냈어요"…경찰, 농협 예산 유용 의혹 수사

경찰 모 국회의원 보좌관, 농협 지부장 등 조사…검찰 "혐의 소명 안돼, 보완 수사"

(고흥=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모 국회의원 보좌관이 농협 예산으로 구입한 생필품을 의원실에서 준 것처럼 알려 선거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따르면 전남 고흥경찰서는 농협 예산으로 사회복지시설에 나눠 준 생필품을 의원실에서 준 것처럼 알린 혐의(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로 모 의원 보좌관 A씨와 농협 고흥군지부장 B씨 등 13명을 입건해 조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모 국회의원 보좌관인 A씨는 지난 3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농협 홍보비 500만원으로 구입한 쌀과 고기, 술 등 생필품을 '의원실에서 보낸 것'이라며 노인정과 사회복지시설 등 20곳에 나눠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농협 고흥군지부장인 B씨는 홍보활동비로 책정된 500만원을 하나로마트에서 미리 결제한 뒤 시설별로 20∼30만원 상당의 생필품으로 가져가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자당(自黨)군의원 후보자 10명으로부터 사회복지시설을 추천받았고 후보들은 '의원실에서 보낸다'며 시설에서 필요한 생필품을 가져가도록 했다.

경찰은 평소에는 불우 청소년을 위한 장학금으로 지급했던 농협 홍보예산이 갑자기 사회복지시설에 보낼 생필품으로 바뀐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농협지부장을 비롯해 13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해 조사를 벌일 계획이었으나 검찰은 '혐의가 소명이 안 됐다'며 지부장 B씨만 입건할 것을 지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판단돼 수사를 진행하려고 했으나 검찰에서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검찰의 판단에 따라 1명만 피의자로 입건하고 나머지 12명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으면 보완 수사를 한 뒤 입건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범죄행위가 되는지, 여러 가지 문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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