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사회단체 "경전선 호남구간 광주~순천 전철화 서둘러야"
"용역 설계비 145억원 즉각 반영 요구"
(무안=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호남 낙후 철도의 상징이 돼 버린 경전선 광주-순천 구간의 전철화 사업 시행을 요구하는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남사회단체연합회는 28일 전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경전선 광주-순천 구간 전철화 사업 예산을 즉각 반영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
이들은 "경전선의 영남구간은 이미 복선 전철화됐지만, 호남구간은 일제 강점기 이후 80년 동안 단 한 번도 개량되지 않아 대표적인 영호남 차별 사례"라고 비난했다.
이어 "2014년에야 겨우 예비타당성 조사를 시작했지만 경제성과 정책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본계획조차 수립하지 않은 채 방치됐다"고 지적했다.
연합회는 "경제성 평가 결과에서 경전선 호남구간보다 못한 결과가 나온 중앙선 도담-영선, 춘천-속초, 포항 영일신항 인입 철도 등은 건설되고 있거나 이미 건설된 것과 비교하면 명백한 호남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80년 동안이나 방치돼 북한철도와 같은 상태로 놓인 경전선을 외면하는 정부의 입장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영호남 교류 활성화와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전철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경정선 전철화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위한 기본 및 실시 설계비를 내년 예산안에 반영해야 한다"며 "지역 국회의원들은 합심해서 관련 사업비 확보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경전선은 광주송정역에서 밀양 삼랑진역까지 이어지는 이름 그대로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유일한 철도교통망이다.
경전선 순천-광양 구간은 2012년 이미 복선 전철화됐고 광양-진주 구간은 2016년 복선화가 됐다. 삼랑진-진주 구간은 2013년 복선전철화가 완료됐다.
하지만 광주-순천 구간(116.5㎞)은 1930년 일제 강점기 건설 이후 유일하게 그대로 남아 낙후 철도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전국적으로도 구간길이 200㎞ 이상 4대 간선철도(경부·호남·중앙·경전선) 중에서 비전철 구간으로 남아 있는 유일한 곳이다.
이 때문에 지역균형발전을 가로막는 상징적인 사회간접자본으로 지적받고 있는 데다 비탈과 굴곡이 심해 안전 문제도 함께 안고 있다.
특히 이달 초 경전선 광주-순천간 전철화 사업 관련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4년 9개월 만에 발표됐지만 0.85라는 높은 B/C(benefit/cost)에도 0.01이라는 근소한 차이로 AHP(analytic hierarchy process)를 통과하지 못해 전철화 사업 좌초를 걱정하는 지역사회 우려가 더욱 커졌다.
지역 국회의원들과 단체장들도 이달 초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토균형발전과 영·호남의 화합 및 경제공동체 번영을 위한 경전선 전철화 사업 추진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며 "정부는 경전선 전철화 사업 추진을 위한 기본계획수립 용역비 145억원을 즉각 반영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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