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본떠 '민간기업 무기 생산' 장려한다

입력 2018-11-28 11:07
중국, 미국 본떠 '민간기업 무기 생산' 장려한다

"첨단 IT기술, 무기에 접목 기대"…외국선 우려 시각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민간기업이 무기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을 좇아 중국이 민간기업의 무기 생산을 장려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주하이(珠海)에서 열린 에어쇼에서는 중국 민간기업이 개발한 여러 무기들이 방문객의 눈길을 끌었다.

중국 난징(南京)의 헤라클레스방위기술은 탱크나 장갑차에 장착돼 탱크를 향해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무기 '벨로키랍토르'(velociraptor)를 선보였다.

역시 민간기업인 '우한(武漢) 가이드'는 기관총, 수류탄, 경포, 미사일, 드론 등을 장착하고 지상과 공중의 목표를 공격할 수 있는 전투용 차량을 에어쇼에 내놓았다.

중국 민간기업이 이처럼 활발하게 무기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미군과 맞설 수 있는 강군을 꿈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군민(軍民)융합'을 통한 무기 현대화를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중국은 옛 소련의 시스템을 본떠 거대 국영기업이 무기 시장을 장악하도록 했고, 민간기업은 핵심 연구개발(R&D)이 아닌 부품 조달 등에서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는 국영 군수 기업의 비대화와 무기 조달비용 증가라는 폐해를 낳았고, 시 주석은 2014년부터 군민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도록 지시했다.

이는 민간기업이 첨단 IT기술 등을 활발하게 접목해 최신 무기를 개발, 생산하는 미국 시스템을 본뜬 것이기도 하다.

지난 5월 시험 운항을 한 중국의 첫 국산 항공모함 '001A'함은 군민융합의 대표적인 사례로, 400개 이상의 민간기업이 건조에 참여했다.

한 중국 군수산업 관계자는 "군수 조달에 참여하려는 민간기업의 경쟁이 치열해 군은 뛰어난 기업들만 선별하고 있다"며 "무기 공급업체로 선정된 민간기업은 비용절감을 위해 일부 생산을 다른 기업에 아웃소싱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군민융합은 서방 국가의 우려와 경계심을 불러오기도 한다.

중국의 민간기업이 서방 기업과 협력해 획득한 기술을 중국군에 제공할 경우 자국의 국가안보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가 미국 시장 진출에 난항을 겪는 것도 차세대 통신기술인 5G 네트워크에 화웨이 장비가 공급된 뒤 불법 정보수집이나 통신 방해가 자행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SCMP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도 이러한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중국이 최근 이스라엘에 새 항구 두 곳을 짓기로 했는데, 여기서 미국 선박의 동향을 감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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