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부총리, 부친 회사의 불법고용·산재은폐 폭로돼 '곤욕'

입력 2018-11-27 23:45
伊부총리, 부친 회사의 불법고용·산재은폐 폭로돼 '곤욕'

디 마이오 부총리 겸 노동장관, 유감 표명…추가 의혹도 속속 제기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을 이끌고 있는 루이지 디 마이오(32) 부총리 겸 노동산업부 장관이 부친 소유 건설회사의 불법 고용과 산업재해 은폐 의혹이 폭로되며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고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언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5일 TV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레 이에네'는 디 마이오 부총리의 부친 안토니오 디 마이오가 남부 나폴리 인근에서 경영하는 건설회사 '아르디마'의 전직 직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회사의 불법 고용, 산재 은폐 의혹을 고발했다.

2009∼2010년 해당 회사에서 일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살바토레 피초는 이 방송에 자신이 정식 계약을 맺지 않은 채 이 회사에 불법 고용돼 일을 했으며, 작업장에서 다치자 노동 당국에 이 사실이 보고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른 곳에서 다쳤다고 거짓말할 것을 사장으로부터 종용받았다고 주장했다.

레 이에네에 따르면 디 마이오 부총리는 현재 이 회사의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디 마이오 부총리는 이 같은 폭로가 나오자 성명을 내고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자신은 불법 고용이 이뤄졌던 당시 회사에서 아무런 역할도 맡고 있지 않았고, 프로그램에서 공개된 위법 사항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그러면서 자신과 아버지는 과거에 관계가 좋지 않았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아버지는 삶에서 실수를 저질렀고, 나는 그런 행동과 거리를 두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는 여전히 내 아버지"라고 말했다.

디 마이오 아버지를 둘러싼 추문은 디 마이오 부총리가 불법 노동행위를 단속하는 노동부 장관을 겸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를 더욱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지적했다.

아울러, 그가 전임 정부 고위 관료의 가족이 연루된 의혹에 대해 누구보다 앞장서 공격한 것도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중도좌파 민주당이 이끌던 전임 정부에서 헌법개혁 장관과 내각차관을 역임한 마리아 엘레나 보스키 의원은 즉각 포문을 열었다.

보스키 의원은 헌법개혁 장관 재임 시절에 자신의 부친이 부행장으로 재직하던 부실은행의 회생을 위해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휘말리며 디 마이오 부총리를 필두로 한 오성운동 진영에서 맹공을 당한 바 있다.

그는 "루이지 디 마이오의 부친을 직접 만나서 그의 아들과 동료들이 내 아버지와 우리 가족에게 했던 짓을 겪지 않길 바란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고 꼬집었다.

한편, 첫 방송이 나간 뒤 디 마이오 부친의 회사에 불법 고용 사례가 더 있다는 폭로가 추가로 나오고, 이 회사가 자신들의 소유가 아닌 땅을 불법으로 점거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가 하면, 디 마이오의 부친이 작년 소득으로 달랑 88유로(약 113만원)만을 신고했다는 사실이 조명되는 등 의혹이 증폭되는 양상이라고 라 레푸블리카는 전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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