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역습'…익산 폐석산 불법폐기물 155만t 처리에 3천억원

입력 2018-11-27 17:43
'자연의 역습'…익산 폐석산 불법폐기물 155만t 처리에 3천억원

발암물질 비소 함유 폐기물 수년간 묵혀…정상 처리비용의 3배 추정

1년 내 폐기물 5만t 반출 이적 후 매년 10만∼17만t 분담 처리 예정



(익산=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환경 오염시키고 주민 고생시키고. 이게 뭐랑 가…애초에 불법 폐기물을 이곳에 안 넣었으면 이런 난리가 없었지."

21일 오후 전북 익산시 낭산면 낭산리 뒤편 한 폐석산 인근에서 요란한 굴착기 소리와 함께 온갖 쓰레기가 범벅인 시꺼먼 흙무더기가 대형 트럭에 실렸다.

이 흙무더기는 발암물질인 비소가 함유된 지정폐기물과 일반폐기물에다 흙까지 섞여 수년이 묵은 탓에 역겨운 악취를 풍겼다.

이 폐석산에는 2012년부터 4년간 지정폐기물 71만t과 일반폐기물 84만t 등 총 155만t이 불법 매립됐다.

주민들은 2016년 6월 "폐석산에 불법폐기물이 매립돼 건강을 위협하고 침출수까지 나와 일대와 농경지까지 피해를 준다"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주민, 익산시, 환경부 등이 2년 반에 걸쳐 폐석산과 일대를 조사해 폐기물이 불법매립된 것을 확인했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이날 폐기물 반출이 시작됐다.

그간 불법매립 폐기물로 마음 졸이던 주민들은 이날 첫 반출을 축하하는 작은 행사를 열었다.

주민대표 차재룡(61)씨는 "이런 고생을 하지 않도록 애초에 불법 폐기물이 오지 않았어야 했다. 오늘이 (반출 이적의) 시작이라 갈 길이 멀다. 죽을 때까지라도 (불법 폐기물을) 다 긁어내겠다"고 다짐했다.

다른 주민은 "이제나저제나 옮겨지나 했는데 이제라도 옮겨진다니 천만다행"이라며 "나머지도 하루빨리 옮겨지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주민은 위대했고 결국 첫 이적을 해냈다"며 "불법 폐기물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주민과 공동으로 노력하겠다. 침출수도 완벽히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익산시에 따르면 폐석산 복토 과정에서 지정폐기물, 일반폐기물, 흙이 155만t이 매립되는 바람에 법정 기준치의 17배가 넘는 침출수가 나와 주변 농지와 하천을 오염시켰다. 시는 이 불법매립 폐기물을 이적 처리하는데 3천억원가량이 들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애초 지정폐기물을 절차에 따라 일반 흙과 섞어 제대로 매립했더라면 환경오염 사태는 물론 천문학적인 이적 및 복구비용이 들지 않을 거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정폐기물을 별도 처리하고 일반폐기물의 경우 흙과 50 대 50의 비율로 섞어 정상복구했다면, 대략 1천억원이면 가능했을 것으로 환경 당국이나 주민들은 추산했다.

별도 처리해야 할 지정폐기물을 일반폐기물로 처리함으로써 극심한 환경오염을 초래했다. 지정폐기물과 일반폐기물을 섞어 묻어 일반 토양까지 오염시켰고 비용 측면에서 봐도 3배의 대가를 치르게 된 것이다. 자연의 역습이라고 할 수도 있다.

시 관계자는 "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했다면 그건 복구비용의 30% 정도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폐석산 주변 한 주민은 "석산 복구 때 일반폐기물과 깨끗한 흙만 써야 하는데, 얼마를 먹고 (불법) 폐기물을 넣었는지 알 수가 없다"며 "정확히 수사해 이를 물어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반출을 시작한 불법매립 폐기물은 우선 1년 이내에 5만t, 그리고 매년 10만∼17만t이 처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추산은 비용이나 이적 매립장이 제대로 확보될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무엇보다 문제는 3천억원으로 추산되는 폐기물 처리비용이다. 이 비용은 't당 처리비용이 14만4천원'이라는 용역 결과를 근거로 155만t의 총 처리비용을 추산한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더 들 수도 있다. 처리비용을 제대로 확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익산시와 환경부는 비용분담을 약속한 폐기물 매립업체 12곳은 물론 폐기물 배출업체 33곳에도 부담을 지우기 위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시 환경관리과 관계자는 "3천억원가량인 처리비용은 '원인자부담원칙'에 따라 폐기물 배출 및 불법매립업체 45곳이 부담할 것"이라며 "33곳의 법적 절차가 마무리되면 환경부와 함께 비용부담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폐기물 이적이 가능한 매립장과 복구에 참여할 업체를 최대로 확보해 반출 처리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했다.

k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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