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고액권 '50파운드' 신권에 오를 과학자는?

입력 2018-11-27 15:56
영국 고액권 '50파운드' 신권에 오를 과학자는?

호킹, 튜링, 플레밍, 벨 등 쟁쟁한 과학자 줄이어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영국 중앙은행이 50파운드(약 7만2천349원) 고액권의 새 지폐 발행을 추진하면서 뒷면에 실을 과학자를 공모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BBC에 따르면 이달 2일 공모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총 17만4천112명이 추천됐으며, 이 중 11만4천명이 작고한 실존 인물로 영국 과학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추전 기준에 부합했다.

영국 중앙은행은 이 중 800명의 유력 후보군을 추려 발표했다. 이 중에는 컴퓨터 공학을 개척한 앨런 튜링과 세계 최초의 프로그래머 에이다 러브레이스, 전화를 발명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천문학자이자 작가인 패트릭 무어 등이 포함됐다.



이들 외에도 지난 3월 작고한 휠체어 위의 이론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과 페니실린을 발견한 알렉산더 플레밍, 근대 역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존 스노, 화석연구 개척자인 메리 애닝 등도 이름을 올렸다.

영국 총리가 되기 전 J.라이언사에서 식품 화학 연구원으로 활동했던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도 후보로 추천됐다. 옥스퍼드대학 화학도 출신인 대처 여사는 라이언사에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개발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확실한 증거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닝은 공식 학위가 없어 평생 기존 학계로부터 괄시를 받았지만 영국 남부의 화석 발굴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호킹 박사는 루게릭 병으로 읽고, 말하고, 쓰는 것이 어려운 상태에서 이론물리학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김으로써 과학자로서 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다른 이에게 영감을 줬다는 의미에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중앙은행이 추린 후보군은 남성이 600여명, 여성은 거의 200명에 달했다.

후보 추천은 내달 14일까지며, 중앙은행의 지폐인물자문위원회에서 새 지폐에 들어갈 인물을 검토하게 된다.

영국 화폐 중 100파운드에 이어 두번째 고액권인 50파운드 지폐는 약 3억3천만장, 금액으로는 165억파운드가 유통되고 있다.

그러나 1년 전 이 지폐를 계속 사용할 것인지를 놓고 회의론이 제기됐다. 범죄에만 이용되고 일반적인 구매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아 정부주도로 폐지 논의가 진행된 것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최고경영자를 지낸 피터 샌즈는 50파운드 지폐를 "부패한 엘리트의 화폐, 모든 종류의 범죄와 탈세의 화폐"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지난 10월 영국 정부는 50파운드 신권을 위조가 어렵고 내구력과 보안성이 좋은 플라스틱으로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유통되는 50파운드 지폐에는 증기기관 선구자인 제임스 와트와 매튜 볼턴이 나란히 인쇄돼 있다. 두 사람은 영국은행 초대 총재인 존 호블런 경에 이어 2011년부터 50파운드 화폐에 올랐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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