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이나 사태에 소극적 태도…러시아 비난 '머뭇'

입력 2018-11-27 11:32
트럼프, 우크라이나 사태에 소극적 태도…러시아 비난 '머뭇'

(서울=연합뉴스) 김성용 기자 = 러시아 해군의 우크라이나 군함 나포 사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온적 태도를 보여 전문가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고 미국 CNN이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주요국 정상들이 러시아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사태가 발생한 지 하루 이상 지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좋지 않다. 전혀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며 러시아에 대한 비판을 꺼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는 "잘 수습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면 러시아 측이 크림반도 인근에서 우크라이나 군함을 공격하고 나포하는 사태가 발발하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등 주요 정상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세계 정상들이 잇따라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동안 침묵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나온 뒤에야 성명을 내고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양측이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1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동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정부의 비판 입장 표명은 이번 연말에 퇴임하는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에게 떠넘겨진 모양새라고 이 언론은 지적했다.

헤일리 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침해하는 충격적인 일"이라며 "이번과 같은 불법적인 행동들은 관계 정상화를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러시아를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파이퍼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이 어제 이번 사태에 대해 침묵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트럼프의 소극적 입장은 푸틴에게 주도적으로 트럼프를 잘 다룰 수 있겠다고 느끼도록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k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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