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출생전 접종으로 막는다…쥐 실험서 효과 확인
일본 연구팀, 모체에 약 주사…태아의 알레르기 원인세포 없애는데 성공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 연구팀이 쥐실험에서 임신중 '예방접종'으로 알레르기 원인 세포를 없애 신생아가 알레르기 체질이 되지 않도록 하는데 성공, 알레르기 근본 예방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알레르기 체질이 될지 여부는 생후 3개월까지 면역 글로불린E(IgE)라고 불리는 물질을 많이 만드는 체질이 되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IgE가 꽃가루나식물, 진드기 등에 반응해 화분증이나 식물 알레르기, 천식, 아토피성피부염 등을 일으킨다.
일본 국립성육의료연구센터 연구팀은 임신중인 쥐에게 약을 주사해 태아 쥐의 체내에도 IgE가 거의 증가하지 않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앞으로 사람에게서 효과를 확인해 몇년내에 실용화한다는 목표다.
연구팀은 태아와 유아기에만 나타나는 'mIgE양성B세포'에 주목했다. 이 세포의 표면에 있는 IgE에 꽃가루나 음식물 등의 알레르기 원인물질(알레르겐)이 결합하면 IgE를 대량으로 만들기 시작한다. 반면 이 IgE에 특수한 약을 결합시키면 세포가 자살하게 하는 스위치가 작동해 평생 IgE를 만들 수 없게 된다.
연구팀은 임신중인 쥐에게 약을 주사하자 태아 쥐의 체내에 IgE가 거의 증가하지 않는 사실을 확인했다. 약이 탯줄을 통해 태아에게 보내져 mIgE양성B세포가 죽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효과는 태어난 쥐가 어른 쥐가 된 후에도 계속돼 알레르기 체질이 되지 않았다. 부작용이 없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한다.
일본인은 2명중 1명이 모종의 알레르기 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그동안의 치료는 주로 대증요법이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평생 알레르기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이 약은 이미 알레르기 환자의 증상을 완화하는데 이용되고 있다.
IgE는 지난 7월 작고한 이시자카 기미시게(石坂公成) 박사 등이 1966년에 발견, 알레르기 검사 등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도 이시자카 박사가 착안해 국립성육의료연구센터가 중심이 돼 추진해 왔다. 연구팀은 앞으로 알레르기 체질인 임신부 등의 협조를 받아 사람에게서도 효과를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모리타 히테아키(森田英明) 성육의료연구센터 알레르기 연구실장은 아사히(朝日)신문에 "사람에게서 안전성을 확인해 몇년내 임상 실용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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