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클럽대항전 최악의 폭력사태 뒤에는 '아르헨 축구 마피아'
마크리 아르헨 대통령, 훌리건 처벌 강화 촉구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남미 축구 클럽대항전인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전 연기로까지 이어진 선수단 버스 습격 사태를 놓고 아르헨티나 정부는 '축구 마피아'로 불리는 과격한 폭력조직이 배후에 있다고 지목했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이러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축구 훌리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을 통과시킬 것을 의회에 요구했다.
앞서 24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 2차전을 앞두고 일부 리버 플레이트 팬들이 상대 보카 주니어스 선수단 버스를 습격했다.
선수들이 깨진 유리 등에 다치면서 결승전은 연기됐다.
마크리 대통령은 "이러한 폭력사태의 배후에 있는 마피아들을 배격한다"며 "망신스러운 사태가 의회의 관련 법 통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크리 대통령이 지목한 마피아는 '바라스 브라바스'로 불리는 리버 플레이트 과격 팬 조직으로, 마약을 거래하거나 경기장 근처 소상공인에게 보호세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라시오 라레타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도 이번 사태가 바라스 브라바스의 복수라고 말했다.
습격이 있던 전날 경찰이 결승전 티켓 300장과 지폐를 위조한 바라 브라바 두목의 집을 급습했는데 이에 앙심을 품고 폭력사태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라레타 시장은 "50년 넘게 축구계에 자리 잡고 있던 마피아 바라 브라바가 문제"라며 "그들이 이번 사태의 장본인"이라고 비난했다.
오랜 라이벌인 두 구단의 감정싸움도 격해졌다.
보카 주니어스의 다니엘 안젤리치 회장은 지난 2015년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16강전에서 보카 주니어스 팬들이 리버 플레이트 선수들을 페퍼 스프레이로 공격해 보카 주니어스가 실격됐던 사례를 거론하며 리버 플레이트도 실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로돌포 도노프리오 리버 플레이트 회장은 "절대 그럴 수 없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엄청난 망신이고 최악의 배신"이라고 보카 주니어스를 비난했다.
남미축구연맹은 27일 결승전 일정과 장소 등을 다시 정할 예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탈리아 제노바는 연기된 결승전을 제노바에서 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에는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며 두 구단 설립에도 제노바 출신 이민자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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