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선거제 개편 논의 TF 가동…연내 당론 도출 목표

입력 2018-11-27 08:06
수정 2018-11-27 11:05
민주, 선거제 개편 논의 TF 가동…연내 당론 도출 목표

윤호중 사무총장이 실무 총괄…정책위·전략위·민주연구원 등이 지원

야 3당 "與 당론 후퇴" 지적하자 이해찬 "당론 아직 없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당내에서 선거제도 개편 방향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실무 조직을 윤호중 사무총장 주도로 본격 가동한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차원의 논의를 존중하는 뜻에서 태스크포스(TF)로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연내 당론 도출을 목표로 하는 사실상의 TF를 꾸려 물밑 논의를 가속화하려는 것이다.

윤 사무총장은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선거제도 개편은 원내대표 지휘하에 논의됐는데, 이제부터는 당이 책임지고 대야 협상을 주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에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 당의 원칙을 어느 선에서 지켜나갈 것인가, 야당의 안을 어디까지 수용할 것인가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최고위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 득표율에 정비례하는 의석 배분 방식)를 강하게 요구하는 야 3당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우선 당 정책위원회와 전략기획위원회,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등에서 실무진을 모아 TF를 구성하고, 윤 사무총장 주도로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한 입장 정리를 서두르도록 했다.

윤 사무총장에게 TF를 맡긴 데에는 논의의 주도권을 원내에서 당으로 가져오되 이해찬 대표 1인에게 집중된 관심을 주변으로 분산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더 나아가 다음 총선을 1년여 앞두고 당의 조직을 총괄하는 윤 사무총장이 직접 나서도록 해 선거제도 개편을 둘러싼 개별 의원들의 이견을 힘 있게 조정하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TF는 20대 국회 전반기 개헌 논의 당시 민주당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제도 개편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당론 도출 과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필요하면 추가 설문조사나 의원총회도 고려할 수 있다.

아울러 TF는 정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 등이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해 준비해온 다양한 안과 시뮬레이션 결과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해식 대변인은 통화에서 "정개특위 활동 시한이 올해 말까지로 돼 있는 만큼 당론도 그 안에 내놓으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야당과 생산적 논의를 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해찬 대표는 최근 비공개회의에서 선거제도 개편 방향과 관련, "우리 당 당론은 없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이 과거 수차례 공약으로 제시한 선거제도 개편 당론에서 한 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일부 야당의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될 수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 발언에 대해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한다는 원칙하에 모든 것을 열어놓고 야당과 대화하고 협의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다른 관계자는 "우리 당은 '연동형'이라는 말을 직접 사용해 당론화한 적이 없다"며 "의원정수 300명을 유지하되 비례성을 높이는 정도의 방안이 기존 당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표가 당론이 없다고 한 것은 현재 시점에 대야 협상안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로 이해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민주당(전신 정당 포함)은 2016년 총선과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로 나선 2012년, 2017년 대선에서 모두, 연동형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문 대통령은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15년 정치권에 선거제 대안으로 내놓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선호한다고 최근 밝히고 이를 준거로 국회에서 논의가 진행되기를 희망 하기도 했다.

따라서 적어도 19대 국회 기준으로 보면 연동형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민주당의 당론으로 이해됐고, 현 20대 국회에서도 소속 김상희·박주민·소병훈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법안 역시 유사한 내용이기 때문에 당론이 유지된 것으로 간주됐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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