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뚫린 초연결사회] ②KT 통신구 화재가 부른 통신대란

입력 2018-11-27 05:00
[구멍뚫린 초연결사회] ②KT 통신구 화재가 부른 통신대란

휴대전화·인터넷·IPTV에 카드도 먹통…치안·진료마저 일부 차질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24일 오전 11시께 발생한 KT 아현국사 화재로 서울 중구, 용산구, 서대문구, 마포구 일대 등지에서는 시민들이 수일째 일상에서 큰 혼란을 겪어야 했다.

화재 발생 직후 이들 지역에서 KT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초고속인터넷, IPTV 서비스 등에 통신장애가 발생했다. 유선전화 역시 14개동 회선이 '먹통'이 됐다.

KT 통신망을 사용하는 카드 단말기와 포스(POS·판매시점 정보관리 시스템)가 먹통이 되면서 커피전문점, 편의점, 식당 등 상가도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일부 점포에서는 'KT 화재로 카드결제가 불가하다. 현금과 계좌이체를 부탁드린다'는 안내문을 가게 문 앞에 부착해야만 했다.



한 시민은 병원 지하주차장을 나오려다 카드결제가 먹통이 되면서 꼼짝없이 30분가량을 갇혀 있어야만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마포 벗어나니 휴대전화 된다. 살 것 같다', '고양시인데도 휴대전화 먹통이다', '취업 자기소개서 마감일인데 와이파이 되는 곳이 없다' 등 불편을 토로하는 글이 쇄도했다.

촌각에 생사가 오가는 병원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병원 전산망이 멈춰 선 것이다.

병원에서 근무한다는 한 의료진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의료진들이 KT 휴대전화를 쓰는데 전화 자체가 안되니 응급상황에서 서로 콜을 못 해서 원내 방송만 계속 띄워야 했다"며 "이러다가 사람 하나 죽겠구나 싶었다"고 토로했다.

서울 서대문·마포·용산경찰서는 화재 이후 장시간 경비전화(내부 전화망)와 일반전화, 지방경찰청과 연결된 112 신고시스템이 마비됐다가 대부분 복구됐다. 다행히 112신고 처리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휴대전화가 불통이 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공중전화에 긴 줄이 늘어서는 '낯선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차츰 통신망이 복구되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사고 사흘째인 26일까지도 사고 여파가 지속됐다.

26일 찾은 충정로의 한 PC방 겸 카페는 출입문에 붙인 'KT 아현지사 화재로 인해 인터넷 장애가 발생해 영업이 현재 불가능합니다'라는 안내문이 계속 붙어 있었다.

매니저 이 모(38) 씨는 "주말 매출 비율이 높아서 타격이 크다"면서 "게임을 하러 왔다가 헛걸음한 단골이 많아서 (단골이 끊길까 봐) 걱정"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는 교내 KT망 장애로 포털시스템 접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 시스템을 이용하는 모바일 학생증 기능에 장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평소 모바일 학생증으로 중앙도서관을 출입하던 학생들이 출입에 어려움을 겪는 바람에 기말고사 시험 준비에 차질을 빚었다.

용산구 숙명여대 앞 한 분식집에서도 '카드결제 불가' 안내문을 떼지 못한 채 문제를 해결해줄 KT 기사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KT와 소방 당국은 소실된 광케이블과 회선까지 완전히 복구하려면 일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해 당분간 이들 지역에서의 불편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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