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로 갈아탄 이유는…"건강 아닌 타인 시선"

입력 2018-11-27 07:01
궐련형 전자담배로 갈아탄 이유는…"건강 아닌 타인 시선"

냄새·연기 의식해 '대체재'로 선택…비흡연자도 호의적 태도

보건당국 "사회적 압박 위해 궐련형 전자담배 피해교육 필요 "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궐련 담배를 피우다가 아이코스, 글로, 릴 등 궐련형 전자담배로 갈아탄 사람들은 건강상 이유보다는 담배 냄새와 간접흡연 등 사회적 문제를 더 많이 고려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당국은 연기와 냄새 문제가 덜한 궐련형 전자담배가 궐련의 '대체재'로 자리 잡을 경우 금연정책에 큰 장애요소가 될 것으로 우려했다.

27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발간하는 금연정책포럼 최신호에 따르면, 국가금연지원센터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20∼39세 남녀 32명을 대상으로 소집단 심층면접(Focus Group Interview)을 실시했다.

심층면접 대상은 담배 제조·유통, 의료, 언론, 마케팅 종사자 등을 제외한 궐련 흡연자, 궐련형 전자담배 흡연자, 비흡연자로 구성됐다.

흡연자가 금연을 고려하게 되는 불편 요인은 크게 ▲ 건강문제 ▲ 담배 냄새 ▲ 가격 인상 ▲ 흡연환경 악화 등이다.

조사 결과 흡연자는 자신의 문제(건강, 가격 등)보다는 타인의 인식(냄새)이나 간접흡연 피해(연기)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금연을 시도하면서 '대체재'도 탐색하게 되는데 대부분은 궐련형 전자담배를 시도했다. 대체재 선택에는 주변의 권유가 큰 영향을 끼쳤다.

궐련형 전자담배를 처음 피울 때는 궐련과 액상형 전자담배의 중간 정도의 '맛'을 느끼지만, 반복 흡연을 거쳐 맛에 익숙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은 궐련보다는 적을 것으로 생각했다.

국가금연지원센터는 "연기와 냄새가 적거나 없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특성은 흡연자에 대한 면죄부로 작용하고, 유해성분 감소 인식은 간접흡연 폐해에 대한 잠재적 위협까지 줄여주면서 이중 면죄부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격 인상과 관련, 대부분의 남성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궐련으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했지만 여성은 전자담배를 고수할 생각이었다.

남성은 상대적으로 고도 흡연자가 많고 궐련형 전자담배의 타격감(목넘김)에 대한 불만이 높지만, 여성은 냄새 제거로 인한 이익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흡연자뿐만 아니라 비흡연자에게도 긍정적으로 수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의식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일부 비흡연자는 주변에 흡연자에게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을 권유할 의향까지 보였다.

국가금연지원센터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정보가 퍼지고 비흡연자의 호의적 태도가 지속되면 궐련형 전자담배를 궐련의 대체재로 선택하는 흡연자는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결국 궐련형 전자담배가 금연정책의 장애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센터는 "비흡연자들에게 궐련형 전자담배도 간접흡연 피해를 줄 수 있음을 널리 알려 궐련형 전자담배 흡연자에 대한 사회적 압박을 강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작년 5월 출시된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배 시장에서의 판매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 지난 10월 기준으로 점유율이 10.4%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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