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나라 베트남이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KOICA 청소년 글짓기 공모전 초등부 대상 변다은 양
"농업기술도 배워 알려주고 싶고 한국어도 가르쳐주고 싶어요"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전북 진안의 주천초등학교 6학년인 변다은(12) 양은베트남 출신 엄마와 농사를 짓는 아빠와 함께 산다.
변 양은 지난 3월 진안 다문화센터의 '엄마 나라 문화 이해하기' 프로그램에 참여해 5박6일 동안 베트남 다낭과 호찌민을 다녀왔다.
변 양의 눈의 비친 엄마 나라는 어땠을까?
"그곳은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이 있었고, 엄마 나라여서인지 친밀함이 많이 느껴졌어요. 사람들도 친절하고 따뜻하게 느껴졌죠."
또래 아이들이 시골 외갓집에 다녀와서 말하는 것과 비슷했지만 변 양의 여행은 다른 친구들과는 분명 달랐다.
변 양은 베트남 방문에서 느낀 점과 각오, 꿈 등을 적었고, 이를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청소년 글짓기 공모전에도 냈다. 초등부 대상으로 뽑히는 영예를 안고 지난 23일시상식에 엄마와 함께 참석해 수상했다.
변 양은 '함께 하자!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라는 제목의 글짓기에서 학교에 갈 시간에 관광지에서 땀을 흘리면서 기념품을 파는 친구와 그 옆에 남동생으로 보이는 아이를 목격했다고 밝힌다.
"우리나라에는 학교에 안 가는 아이들은 없는데…, 어린아이가 학교에 안 가고 장사를 하는 것을 보니 그 나라 형편이 매우 어렵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전에 엄마가 베트남에 관해 얘기해주실 때가 있었어요. 가난한 사람들은 밥을 못 먹어 굶는 사람도 있다고 하셨고, 한국보다 아주 가난하다고 하셨어요. 물건을 팔던 그 아이도 혹시 굶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어요."
엄마 역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진학을 포기한 채 부모와 함께 물고기를 잡았다는 이야기도 떠올렸다.
"엄마 나라 베트남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숨기지 않은 변 양은 '어떻게 하면 베트남이 잘 사는 나라가 될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방학 때마다 아프리카 르완다에 교육 봉사를 간다는 선생님 말씀에 귀를 기울였다.
"선생님을 통해 알게 된 국제개발협력 활동으로 다른 나라를 도울 수 있는 나의 기능과 실력을 계속 길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모님이 농사를 짓고 계시니까 기회가 된다면 농업기술도 배워 전해주고 싶고, 선생님처럼 한국어도 가르치고 싶어요."
그는 판사가 되겠다는 꿈도 꾸고 있다. 잘사는 사람들과 못사는 사람들이 공평하게 판정받고 억울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돕는 일을 하고 싶어서라고 한다.
변 양은 엄마와 함께 '작은 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 어렵게 사는 다른 나라의 학생들을 돕기 위해 학용품과 옷 등을 모아 면사무소에 전달하고, 같은 반 친구들과 나눔 장터를 열어 수익금을 유니세프에도 기부한다.
"작지만 실천하는 이런 기부 활동들을 계속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다음에 어른이 되면 KOICA 같은 곳에서 일하며 엄마 나라 베트남을 돕고 싶고, 다른 어려운 나라들도 돕는 일을 하고 싶어요. 지구촌에 도움이 필요한 곳, 그곳에 희망이 되는 삶을 살고 싶어요."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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