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무상교복 '현물'서 '현금 병행'으로?…민주 시의원 갈등

입력 2018-11-26 10:54
수정 2018-11-26 13:31
세종시 무상교복 '현물'서 '현금 병행'으로?…민주 시의원 갈등

여당 시의원 대표발의 조례안 같은 당 의원들이 수정해 발의

기존 조례안 철회…시민단체 "비상식적" 강력 성토



(세종=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세종시와 세종시교육청의 '무상교복 현물 지급' 방침이 없던 일이 될 처지에 놓였다.

세종시의회가 관련 조례안을 냈다가 도로 철회했기 때문이다.

26일 세종시의회와 세종시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상병헌 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제53회 정례회 4차 본회의에서 자신이 대표 발의한 '세종특별자치시 저소득층 학생 교복 구입비 지원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 조례안'을 다시 거둬들였다.

현물로 교복을 줄 것을 명시한 해당 조례안은 이미 시의회 교육안전위원회를 통과한 상태였다.

그런데 지난 22일 의안접수 마감 1시간 전 시의회 교육안전위원회 위원들을 제외한 10명의 시의원이 긴급 수정 조례안을 냈다.

수정된 조례안에 담긴 지급 방식은 현금과 현물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서금택 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안찬영·박성수·이영세·이재현·채평석·노종용·이윤희·차성호·손인수 의원이 서명했다.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상 의원은 "본인이 발의한 조례안과 큰 틀에서 대동소이했다"며 "같은 당 의원들이 유사한 내용의 조례안을 수정 발의하는 경우가 극히 예외적이지만, 분란으로 보이는 오해가 생길 수 있어서 고심 끝에 제가 낸 조례를 철회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 시민단체는 이런 사태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세종참교육학부모회(세종참학)는 성명을 내 "학부모회장연합회와 학생의 의견이 담긴 무상교복 현물 지급 방안이 일거에 무너졌다"며 "이번 상황은 세종시의회가 교육 주체를 기만하는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종참학 측은 "지급된 현금에 웃돈을 주고 일명 브랜드 교복을 사 입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 사이에 또 다른 불평등이 초래될 수 있다"며 "일부 시의원들이 왜 끊임없이 무상교복 현금 지급을 주장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을 위한 교육복지를 인질 삼아 무상교복 조례안 철회에 이르게 한 민주당 집안싸움에 대해 시의원과 당 관계자는 즉각 사과하라"고 덧붙였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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