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클럽대항전 결승 앞두고 팬들이 선수단 버스 습격

입력 2018-11-25 10:30
남미클럽대항전 결승 앞두고 팬들이 선수단 버스 습격

보카 주니어스 선수들, 라이벌 리버 플레이트 서포터즈에게 습격당해

선수들 병원 후송…결승전은 하루 연기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남미 최고의 축구클럽을 가리는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 2차전을 앞두고 보카 주니어스 선수단이 상대 팀 리버 플레이트 팬들의 습격을 받았다.

보카 주니어스 수 명의 선수들은 병원으로 후송됐고, 남미축구연맹은 결승 2차전을 연기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보카 주니어스(아르헨티나) 선수단은 2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엘모누멘탈에서 열리는 리버 플레이트(아르헨티나)와 결승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보카 주니어스 선수단은 버스를 타고 경기장으로 이동하다 길목을 막은 리버 플레이트 서포터즈들에게 습격을 받았다.

팬들은 돌과 나무통을 버스로 투척하는 등 폭력을 범했다.

이 사고로 보카 주니어스의 주장 파블로 페레스와 미드필더 곤잘로 라마르도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페레스는 팔과 눈을 다쳤고, 라마르도는 경찰이 뿌린 최루가스로 인해 호흡기를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남미축구연맹은 해당 경기를 수 시간만 연기한 뒤 강행하려고 하다 보카 주니어스의 강력한 항의를 받고 26일로 연기했다.

남미축구연맹 알레한드로 도밍게스 회장은 "우리는 전쟁이 아니라 축구를 하는 것"이라며 "어떤 선수들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펼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부디 축구로 받아들여 달라"라고 호소했다.



한편 보카 주니어스와 리버 플레이트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연고지로 공유하는 최대 라이벌이다.

이들의 경기는 '수페르클라시코'라 불리는데, 세계에서 가장 격렬한 더비 경기로 손꼽힌다.

팬들의 충돌은 말할 것도 없고, 상대 팀 팬들이 선수들에게 위해를 가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2015년 남미축구연맹 클럽대항전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16강전에서 나온 일화가 유명하다.

보카 주니어스의 한 극성팬은 하프타임 때 경기장으로 나오는 리버 플레이트 선수들에게 최루액이 든 스프레이를 투척해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선수들은 한동안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했고, 심판진은 결국 경기를 연기했다.

지난 2016년 1월에 열린 양 팀의 '친선경기'에서는 무려 9명이 경고를 받고 5명이 퇴장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두 팀의 경기마다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자 이번 결승 1, 2차전에는 양 팀이 합의해 안전을 이유로 서로 원정 팬들의 경기장 입장을 막기로 했다.

1차전은 2-2 무승부로 끝났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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