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검찰, '홀로코스트 조력' 95세 전직 나치수용소 경비원 기소
"오스트리아 강제수용소 근무하며 3만여명 유대인 학살 도와"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나치가 패망한 지 70년이 지난 상황에서도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조력자들에 대한 추적과 처벌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독일 검찰은 나치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에 설치한 마우트하우젠 강제수용소에서 경비병으로 근무한 95세 남성을 기소했다고 현지언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스 H로 알려진 이 남성은 2차 세계대전 말기인 1944년 중반부터 1945년 초까지 마우트하우젠 강제수용소에서 근무하면서 유대인 학살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한스 H가 근무한 기간에 3만6천223명의 수용자가 가스실 등에서 학살당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의자는 수감자들의 비참한 생활 환경과 수감자들에 대한 살육 방식을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홀로코스트 가해자들을 법정에 세우려는 노력은 2011년 법원 판결로 새로운 동력을 얻었다.
이전에는 나치 전범들이 개인적으로 잔혹 행위를 했다는 증거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다는 판결이 많았다.
하지만 2011년 뮌헨 법원은 우크라이나 출신 존 뎀얀유크(당시 91세)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면서 전직 나치 수용소 경비원들을 단죄할 길을 열어놓았다.
뎀얀유크에게는 1943년 3월부터 9월까지 폴란드 소비보르 수용소의 경비원으로 일하는 동안 2만8천60명에 이르는 유대인을 살해한 사건의 종범 역할을 했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뎀얀유크의 유죄가 확정된 뒤 독일에서는 다른 2명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전직 경비원에게도 유죄판결이 내려졌다.
lkb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