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화재발 '결제 대란' 장기화 조짐…카드사 대책마련 부심(종합2보)

입력 2018-11-24 22:00
KT 화재발 '결제 대란' 장기화 조짐…카드사 대책마련 부심(종합2보)

밴사 대행승인, 가맹점 ARS 승인 등 조치…일부 카드사는 다른 회사망으로 교체 검토

일부 은행 ATM '먹통'으로 현금 출금도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아현국사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한 통신망 복구가 일주일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카드사들이 결제 대안 마련에 들어갔다.

이번 화재로 KT아현국사가 관할하는 중구, 용산구, 서대문구, 마포구 일대와 은평구·경기도 고양시 일부 지역에 통신 장애가 발생해 카드결제가 정상적으로 안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은 신촌, 홍대, 한남동 등 주말을 맞아 나들이객들이 많이 찾는 지역이 밀집해 있어 나들이객이나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이 카드결제 불능으로 큰 불편을 겪었다.

게다가 KT 통신망을 쓰는 은행 자동화기기(ATM)도 마찬가지로 작동이 안 돼 현금을 인출해 쓰는 일도 어렵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고객이 카드결제를 하면 가게의 카드 단말기는 결제 정보를 밴(VAN)사로 보내고 밴사는 이 정보를 다시 카드사로 보내 카드사가 해당 결제를 승인한다.

카드 단말기와 밴, 밴과 카드사는 통신망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데 이 망 자체가 '먹통'이 돼 결제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가게에서 결제 자체가 없는 것인지, 결제 행위가 있으나 정보 전달이 안 되는지조차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단, KT[030200] 망이 아닌 SKT나 LG유플러스[032640] 망을 이용하는 가게에서는 평소와 다름없이 카드결제가 된다.

카드사들은 이번 통신 장애가 장기화할 조짐이 보이자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설비 복구 전 임시 우회망을 설치해 통신을 재개하는 가복구에 1∼2일, 완전 복구에는 일주일 가량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유·무선 전화 통화는 되지만 데이터 통신망은 당분간 복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카드 결제 정보는 이 데이터 통신망으로 오간다.

카드사들은 결제 정보가 카드 단말기에서 밴사까지 정보가 왔으나 밴사에서 카드사로 보낼 수 없는 경우 밴사에서 '대행 승인'을 하도록 했다. 이는 일단 밴사 단계에서 결제를 승인해 주면 카드사가 나중에 관련 정보를 받아 정산해주는 조치다.



전화 통화는 된다는 점에 착안해 가맹점주가 카드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카드 결제 승인을 요청하는 'ARS(자동응답서비스) 승인' 방안도 가맹점에 안내하고 있다.

추가로 밴사와 협력해 스마트폰을 이용한 휴대용 결제 단말기를 보급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일부 카드사는 밴사와 카드사 간 연결망을 다른 회사의 망으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정보를 주고받는 망에서 문제가 발생해 카드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며 "KT가 망을 복구하거나 다른 회선을 돌려주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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