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설' 백악관비서실장-국토장관, '강경이민정책' 매파와 충돌

입력 2018-11-24 06:40
'교체설' 백악관비서실장-국토장관, '강경이민정책' 매파와 충돌

'입국 시도 이민자 행렬에 무력 사용' 놓고 격돌, 결국 매파 '승'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교체설이 돌고 있는 존 켈리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과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이 중미 이민자 행렬(캐러밴)의 입국을 막기 위한 군인들의 무력 사용 허용 문제를 놓고 행정부 내 '매파'들과 충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 열린 각료 회의에서 이를 밑어붙이려는 국경 안보 분야 강경파들과 그에 반대하는 켈리 비서실장, 닐슨 장관이 한바탕 격돌을 벌였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2일(현지시간)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닐슨 장관은 국토안보부 장관 출신인 켈리 비서실장의 최측은 인사로 꼽힌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멕시코와의 국경 문제와 관련해 필요하면 무력을 사용할 것을 승인했다면서 "그럴 필요가 없게 되길 희망하지만, 최소 500명 이상의 중범죄자들을 다루고 있는 상황이다. 나는 군이 이용당하게 두진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각료 회의에서 켈리 비서실장과 닐슨 장관은 대통령의 무력 사용 허용이 헌법적 권한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에 배치된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 휘하 부대에 무력 사용을 허용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면서 논쟁은 반(反)이민 행정명령 주도자로 알려진 초강경파 스티븐 밀러 선임 고문과 크리스 크레인 국가 이민·세관 집행 위원회 위원장, 브랜던 저드 국경순찰위원회 위원장 등 '매파'들의 '승'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이 자리에서 있었지만 특별한 의견은 내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닐슨 장관도 그 결정에 동의하는 입장을 냈고, 켈리 비서실장도 관련 내용을 담은 '정부 지시(Cabinet Order)'라는 문서를 승인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국경 등 이민 정책 문제로 켈리 비서실장, 닐슨 장관이 백악관 참모들과 충돌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닐슨 장관이 제대로 일하지 않는다고 비판한 것을 발단으로 백악관 웨스트윙(집무동) 내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 밖에서 볼턴 보좌관과 켈리 비서실장이 고성과 비속어까지 섞어가며 말다툼을 한 사실이 보도된 바 있다.

볼턴 보좌관이 면전에 있던 닐슨 장관에게 공격을 가하자 켈리 실장이 닐슨 장관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이 얼굴을 붉히며 언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보좌관 편을 들어줬으며, 이 때문에 또 한차례 켈리 실장의 사임설이 돌기도 했다.

지난 6일 중간선거 이후 개각 및 백악관 개편설이 돌고 있는 가운데 켈리 비서실장과 닐슨 장관은 그동안 교체대상 리스트에 계속 이름이 오르내려 왔다. 켈리 비서실장의 후임으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비서실장인 36세의 닉 아이어스가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다고 CNN방송이 23일 보도했다.



hanks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