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법원 "매춘 노조 설립 취소는 정당"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 법원이 성(性) 산업 종사자들의 노조 설립을 불허했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드리드의 스페인 고등법원은 최근 성산업종사자노동조합(OTRAS)이 정부의 노조 설립 승인 취소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했다.
법원은 유효한 근로계약을 동반하지 않는 활동에 종사하는 구성원들의 권익을 해당 노조가 보호할 수 없으므로 노조 설립을 불허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 8월 성 산업 종사자 노조의 설립을 승인했다가 담당자의 착오였다면서 이를 한 달 뒤 취소한 바 있다.
노조는 매춘 등 성매매 종사자는 물론 포르노 배우 등도 조합원으로 두고 이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노조 설립신고서를 노동부에 제출했으나, 스페인 정부는 이를 실수로 승인했다가 이내 "성매매를 옹호할 수 없다"면서 번복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당시 트위터에서 자신의 내각을 '페미니스트 내각'이라고 칭하고 "불법행위를 하는 어떤 조직도 지지할 계획이 없으며 성매매 폐지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스페인에서 성매매는 합법은 아니지만, 적극적인 단속 대상도 아니다.
스페인에는 현재 성매매를 규율하는 법률이 없으며, 공공장소에서 성매매가 이뤄지거나 인신매매 등의 범죄와 관련이 없는 한 당국이 매춘행위를 단속하지 않고 묵인해왔다.
성산업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이들은 법원 결정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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