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차기 총리 '예약' 헹스위킷은 누구
경찰·교육·재무 분야 거친 엘리트 관료…안정적 지도자 기대감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싱가포르 여당인 인민행동당(PAP)의 제1사무총장보 자리에 올라 리셴룽(李顯龍) 현 총리의 뒤를 이을 차기 대권 주자가 된 헹 스위 킷(57, 중국식 이름 왕루이제 王瑞杰)은 경찰, 교육, 재정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엘리트 관리다.
헹 장관은 싱가포르 명문 래플스 인스티튜트에서 수학했고 사회 초년병 시절 경찰에 입문했다.
싱가포르 경찰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유학길에 오른 그는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해 석사학위까지 받았고, 이후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도 받았다.
1997년 귀국해 정식으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뒤에는 교육부에서 근무했고, '국부'로 추앙받는 리콴유(李光耀) 초대 총리(당시 수석장관)의 수석비서, 중앙은행 격인 통화청(MAS) 등을 거쳤다.
2011년 총선에서 의원직을 얻은 그는 곧바로 교육부 장관으로 입각했고, 4년 뒤인 2015년에는 싱가포르 내각의 핵심인 재무장관 자리에 올랐다.
독립 이후 줄곧 여당 지위를 유지해온 PAP는 지난 4월 개각을 단행하면서 이른바 '4세대'로 불리는 젊은 정치인들을 대거 전면에 배치했다.
당시 개각에서 유임된 헹 장관은 찬 춘 싱(48) 통상산업부 장관, 옹 예 쿵(48) 교육부 장관 등과 함께 차기 총리 후보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또 그는 지난 11일 단행된 전당대회에서 당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중앙집행위원회(CEC) 위원으로 재선출되면서 총리 후보 경쟁에서 선두로 나섰다.
헹 장관은 지난 2016년 각료회의 도중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 신세를 지면서 건강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이후 아무런 이상 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독립 후 줄곧 여당 지위를 유지해온 PAP가 사실상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한 헹 장관은, 내년 부총리 자리에 올라 대권 승계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헹 장관은 "우리는 싱가포르 역사의 다음 장을 써야 한다. 이 나라를 앞으로 나아가게 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우리 어깨에 지워졌다"며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동료들 그리고 싱가포르 국민과 손을 잡고 이 과업을 이뤄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리 총리는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젊은 장관들과 정치인들이 그를 리더로 선택했다. 나는 이 결정을 지지하며, 오늘 나온 결과에 만족한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싱가포르 경영대의 유진 탄 교수는 "헹 장관은 공직은 물론 경찰 등에서도 경험을 쌓았다. 특히 재정 분야의 경험으로 인해 검증된 인물"이라며 "따라서 동료들은 그를 안정적인 지도자가 될 인물로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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